매일신문

대학 밖 온라인 강의 'K-무크' 주목받는다

영남대·대구대 서비스 참여

K-MOOC 강좌 중 하나인
K-MOOC 강좌 중 하나인 '소통, 행복과 변화로 가는 길' 촬영 모습.

이윤주(51)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자신의 온라인 강좌를 보면서 피드백을 주는 수강생들에게 댓글을 달아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K-MOOC)에 교육심리 강좌인 '소통, 행복과 변화로 가는 길'을 개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공인 상담 분야를 가르치면서 영남대 재학생뿐 아니라 전국 누구나 원하는 이는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 K-MOOC에 강좌를 개설했다.

강좌를 개설하는 데 공도 무척 들였다. 일반적인 인터넷 강좌와 달리 양질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거의 6개월을 투자한 것이다. 이 교수는 "캠퍼스 내 여러 강의실을 돌면서 촬영을 하는가 하면 교내 민속촌을 무대로 대담 형식으로 강좌를 만들기도 하고 캠퍼스를 걷는 등 다양한 장면을 집어넣었다"며 "강좌를 만드는데 2주 정도 온종일 찍으면서 자정을 넘기기도 일쑤였다"고 술회했다.

'K-MOOC'가 대학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미래 사회의 교육 혁신을 이끌 새로운 대안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K-MOOC는 'Korea-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2015년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주도로 만들어진 서비스로 2011년 미국에서 시작된 MOOC를 본떴다.

이 서비스 목적은 대학의 우수 강좌를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일반인 사이에 지식을 공유하고 평생교육의 하나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쉽게 말해 우수한 대학 교육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 참여 대학에 2015년 전국 10개 교(포스텍 포함)가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남대와 대구대를 비롯해 전국 10개 교가 추가로 선정됐다. 올해도 10개 교가 새로 선정될 예정이다. 영남대와 대구대는 각각 지난해 2개 강좌를 개설했고 올해 3개 강좌, 내년 5개 강좌를 각각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K-MOOC 강좌는 기존 인터넷 강좌와는 사뭇 다르다. 스튜디오와 다양한 무대를 통한 방송용으로 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강 대상자 분석은 물론, 교수 강의노트를 재설계해야 한다. 강의 형태에 따라 제작 방식도 달리해야 하며 영어 자막을 넣는 등 글로벌 콘텐츠도 운영해야 한다. 영남대 교육개발지원팀 강보영 씨는 "제작하는 데만 4~6개월 걸리고 결과물은 진흥원의 검증도 받아야 한다. 강좌 개설까지 무척 까다롭고 발품도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한 K-MOOC 강좌는 일반 대학 강좌와 비교해 온라인으로 서비스된다는 점이 다를 뿐 수강신청을 하고 질의를 하거나 시험을 치는 등 일반 강좌와 똑같다.

대학들은 K-MOOC를 통해 대학의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스타 교수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좌가 인기를 얻으면 일반 대학 강좌에서도 학생들이 몰리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교육부가 최초 개발비만 지원하다 보니 운영비 등을 담당 교수나 학교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투자한 노력에 비해 지원이 약해 참여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마저도 3년 한시 지원이라 국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K-MOOC가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미국이 민간 주도로 이뤄진 데 반해 한국은 정부 주도라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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