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19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앞에선 난데없이 다린 러프(31)가 가수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한 소절을 불렀다. 새로 합류, 선수단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이승엽 등 선수들이 "송(song)! 송!"을 외쳤기 때문. 기존 선수들의 다소 짓궂은 환영식이었던 셈이다.
러프도 개의치 않고 어울렸다. 부끄럽지 않느냐는 삼성 선수들의 질문에 "내 목소리가 좋기 때문에 괜찮다. 노래 잘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자 군단'에 새 외국인 타자가 합류했다. 러프가 삼성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삼성이 고심 끝에 고른 선수인 만큼 러프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러프는 삼성이 고대하던 우타 거포. 삼성은 지난 시즌 후 4번 타자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는 바람에 중심 타선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를 메우기 위해 외국인 타자를 물색했으나 좀처럼 조건에 맞는 선수를 잡지 못해 애를 태웠다. 전지훈련이 이미 시작된 뒤에야 영입을 확정했을 정도로 어렵게 고른 선수라 러프에 대해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18일 오후 오키나와로 들어온 러프는 그날 저녁 팬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오키나와를 찾은 삼성 팬들에게도 새 외국인 타자인 러프는 반가운 인물이었다. 19일부터 러프는 가볍게 몸을 풀면서 훈련을 시작했다.
러프는 마주치는 사람마다 우리 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웃었다. 그는 "한때 삼성에서 투수로 뛴 타일러 클로이드로부터 어떤 팀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팀에서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다"며 "삼성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반겨줘 고맙다.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러프는 19일 오전 수비 연습뿐 아니라 방망이도 잡았다. 선수단에 급히 합류한 터라 자신의 방망이를 가져오지 못한 게 옥에 티. 배팅볼을 칠 때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방망이는 이승엽의 것이었다. 러프의 사정을 들은 이승엽이 기꺼이 자신이 아끼는 방망이를 내줬다. 훈련하는 내내 러프의 표정은 밝았다.
러프는 "타격에서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힘이 되고 싶다. 수비가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수비 연습 때 실수가 나와도 큰 목소리로 격려하는 등 선수들이 아주 활기차고 밝게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삼성은 러프가 장타를 날리며 타선의 핵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러프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타석에 들어서면 힘을 앞세워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는 만큼 팀의 공격력을 배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러프는 "힘이 좋다는 게 장점이다. 장타를 많이 치겠다. 발이 느려 3루타는 잘 만들지 못하겠지만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항상 팬들로부터 '나이스(Nice)'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 성적도 좋지만 팀이 이겼을 때 가장 기쁘다. 올해는 그런 기쁨을 많이 누리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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