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4월 위기설' 흘려듣지 말고 총력 대비해야

이달 들어 금융시장에서 돌기 시작한 '4월 위기설' 등 경제 불안감이 계속 번지고 있다. 심지어 그리스 국가 부채 상환 만기에 맞춘 '7월 위기설'에다 1997년 외환 위기'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10년 주기의 '2017년 위기설'까지 나돈다. 4월로 예정된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좀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숱한 위기설에서 보듯 이번 위기설도 심리적 불안감을 반영한 그럴듯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만큼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불안하다는 말이다.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단순히 위기설로 끝날지, 아닐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냥 근거 없는 소문으로 여기고 넘길 수 있으나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EU와 중국, 일본 등을 겨냥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전방위적인데다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 한진해운의 파산 후유증, 4월 대우조선 회사채 상환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 등 메가톤급 이슈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환율조작국이 된다면 외환'수출입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어느 것 하나라도 현실이 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임은 분명하다.

지난주 국회에 나온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4월 위기설'을 묻는 의원들 질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일단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미국이 작년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일, 대만, 한국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으나 그동안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등 대책 마련과 함께 302억달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원인을 놓고 설득을 진행하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경제 리더십을 걱정할 정도로 국정 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위기설이 완전 해소될 때까지 조금의 경계도 늦추지 않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걸음이라도 잘못 내디디면 곧 낭떠러지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와 민생에 미칠 파장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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