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0일 '환노위 사태'에서 비롯된 닷새간의 국회 파행을 끝내고 상임위 일정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잠복한 여야 갈등의 불씨를 고려하면 이번 정상화는 봉합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장 이달 말 종료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문제가 더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 4당은 전날 원내대표 회동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특검 연장을 승인하고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특검 연장에 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결국 특검 연장과 개혁입법 추진을 위해서 합의한 것"이라며 특검 연장을 놓고 '2라운드' 대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최고위에서는 우 원내대표 외에도 특검 연장을 강하게 촉구하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이 특검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특검 수사기간을 120일로 연장하는 내용의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강성 친박(친박근혜)'인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로 특검연장법의 길목을 막고 있다는 점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방안까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앞으로 국회 운영은 각 상임위 간사 간 합의를 존중해 진행한다'는 여야 4당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날치기'를 강행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소지는 있다.
반면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 연장에 대한 반대 당론을 확정, 야권과 평행선을 달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와 의총에서 "특검 연장문제는 전적으로 황 권한대행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 "태생적으로 특검은 무한정, 무제한으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야당의 연장 요구에 대해 "헌법재판소 심판 이후에도 특검을 계속하는 것은 대선정국에 특검 수사를 이용한다는 대선용 정치수단에 불과하다"며 특검을 연장하면 조기 대선기간과 겹쳐 야당에 유리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에서는 현재 특검이 과도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탄핵심판이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특검 연장 시도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특검연장법이 국회의장 직권상정 대상이 아니라며 논리 대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특검 활동기간이 종료되는 2월 말을 넘길 가능성이 크고 정부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실익이 없는 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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