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초.
김정남이 암살될 때 물리적인 힘이 개입한 시간은 이처럼 짧은 것으로 측정됐다.
순식간이라도 노출만 된다면 절명에 이를 수 있는 첨단 화학물질이 이번 범행에 사용됐다는 사실, 암살이 치밀하게 기획됐다는 사실의 방증으로 주목된다.
일본 후지TV는 김정남이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입수해 19일 공개했다.
이 영상은 20일 현재 유튜브에도 게재돼 널리 유포되면서 지구촌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밝은 색 재킷 차림에 배낭을 오른쪽 어깨에 멘 김정남은 출국장에서 위쪽 전광판을 잠시 바라본 후 무인발권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현재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 여권 소지자인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로 보이는 여성은 김정남의 앞뒤로 몰래 접근한다.
흰색 티셔츠를 입고,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한 여성은 재빨리 김정남의 뒤로 접근해 그의 어깨 위로 두 팔을 뻗어 어떤 물체로 그의 얼굴을 감싼다.
하나 둘….
동영상을 분석할 때 물리적 접촉 시간은 약 2.33초 정도로 계산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한 여성이 불상의 액체를 김정남의 얼굴에 분무하고 다른 여성이 헝겊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덮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의 뒤를 밟은 다른 여성은 정확히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영상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두 여성은 서둘러, 하지만 차분하게 공항을 빠져나가고, 곧 CCTV에서도 모습이 사라진다.
영상에는 김정남이 공격을 받은 후의 행동도 그대로 담겼다.
김정남은 공격 후 공항 정보센터로 천천히 걸어 눈을 비비는 듯한 시늉을 하며 무언가를 설명했고, 곧 경찰관들을 따라 공항 내 치료시설로 인계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고통을 호소하며 공항 안내원들과 의무실 요원들에게 여성 2명이 연루된 사건 경위를 간략하게 알렸다.
이 최후 발언은 김정남이 나중에 실신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진 뒤에 말레이시아 당국이 수사를 착수하는 결정적 정황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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