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님 사랑합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최근 박창명 병무청장의 대구 방문을 앞두고 하위직 직원들에게 율동을 곁들인 환영 퍼포먼스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경북병무청 직원들은 지난 16일 박 청장의 연두순시에 앞서 환영 퍼포먼스가 담긴 동영상을 준비했다. 본격적인 업무보고에 앞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는 취지였다는 것이 대구경북병무청 설명이다. 9일 일부 직원이 업무시간 중 촬영한 동영상에는 검은색 선글라스와 머리띠를 착용한 젊은 남녀 직원 8명이 분홍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맞춰 입은 후 가벼운 율동과 함께 '청장님 사랑합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30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이었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컸다. 한 직원은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하위직 직원들을 동원해 북한 기쁨조를 떠올리게 하는 공연을 강요했다"며 "병무청은 노동조합도 결성되지 않는 등 아직도 억압적인 군대식 문화가 존재하는 탓에 직원들은 불만이 쌓여도 외부에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국방부 산하기관인 병무청은 본청장과 지방청장을 사단장급 군 출신 인사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병무청 측은 "강요는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오히려 이 같은 문제제기를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젊고 친한 직원들이 의기투합해 자발적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며 "이런 것조차 문제가 된다면 정년퇴임식 후 직원들이 청사 앞까지 나와서 박수 치는 것도 문제 아닌가. 본인이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병무청 대변인실은 "대구경북지방청 차원의 행사여서 본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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