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김정남 '독살'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이 생화학물질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했다.
말레이시아의 수사로 북한이 암살의 배후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김정남의 숨을 멎게 만든 독극물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유사시 생화학물질을 생물무기나 화학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갖춘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북한은 40종에 가까운 생물무기용 병원체와 화학작용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이들 생화학물질을 무기화할 수 있는 의지가 있고 실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이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2천500∼5천t의 화학무기를 저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발간한 공식 자료에 의하면 북한이 보유한 생물무기용 병원체는 13종이다.
이와 함께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작용제는 25종에 달한다. 화학적 성질에 의해 인명을 살상하는 화합물인 화학작용제는 질식작용제, 신경작용제, 혈액작용제, 수포작용제 등이 있다.
사린(GB), V-작용제(V계열) 등 신경작용제 6종, 겨자(HD)와 루이사이트(HL) 등 수포작용제 6종, 시안화수소(AC) 등 혈액작용제 3종, 포스겐(CG) 등 질식작용제 2종, 구토'최루작용제 8종 등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생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만년필형(단발형) 독총과 손전등형(3발형) 독총을 개발해 실제 사용하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만년필형 독총은 길이 130㎜, 직경 10㎜, 무게 57g으로, 오른쪽으로 5번 돌리고 뚜껑을 밀면 발사되는 원리다. 군 당국이 북한의 만년필형 독총을 입수해 시험사격한 결과 20m 거리에서 발사해도 표적을 뚫을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손전등형 독총은 길이 165㎜, 직경 37㎜, 무게 263g으로 안전장치를 빼고 발사 버튼을 누르면 1발이 발사된다. 다시 한 번 누르면 장전되고 재차 누르면 발사되는데 3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이들 독총에는 독탄환이 사용된다. 독탄환은 길이 18㎜, 직경 5.6㎜, 무게 1.8g인 구리 재질이다. 전면에 길이 5.6㎜, 두께 0.4㎜ 합성수지 뚜껑이 달려 있고 뚜껑 안쪽은 철제 칼날이 고정되어 있다. 탄환에는 독극물인 '브롬화네오스티그민' 0.11g이 들어 있다.
독총으로 독탄환을 발사해 인체에 닿는 순간 철제 칼날이 합성수지 뚜껑을 깨뜨리고 사람의 몸속으로 파고들어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이 주입된다.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은 청산가리보다 5배나 독성이 강해 소량만 투입해도 사망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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