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남 시신 요구 유족 없어…김한솔 말레이 입국 않은 듯

피살된 김정남의 시신을 받으러 아들 김한솔이 말레이시아를 찾았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21일 현재까지 말레이시아에 입국하지 않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이 아직 시신의 신원 확인을 하지 못했고 시신을 요구한 유가족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한솔이 입국했다면 서둘러 시신의 신원 확인과 인도 절차에 나섰겠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이 내놓은 발표로만 보면 아직 유족들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19일 유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고 밝힌 이후 김정남 가족들이 실제로 말레이시아를 찾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북한이 유력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협받는 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말레이시아행을 택할지가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신 인도를 놓고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대립하는 와중에 전날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입국설이 퍼졌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날 김정남 시신을 요구한 유가족이 아직 없다고 밝히면서 김한솔이 말레이시아행 비행기를 타지 않은 쪽에 무게감이 더욱 실렸다.

싱가포르 보도채널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압둘 사마흐 마트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은 "유족이 말레이시아에 들어오더라도 신변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까지 비공개에 부칠 것"이라면서 "아직 김정남 시신을 요구한 가족은 없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도 이날 부검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으며 유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말레이시아 고위급 보건 관리가 기자회견에서 '김한솔이 말레이시아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시신 요구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김한솔이 이미 말레이시아에 입국했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말레이시아에 쏠린 상황이라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가족을 중국 당국이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밀하게 입국해 시신 인수 절차를 밟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유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시신의 유족 우선권 방침을 밝히면서도 기간은 2주로 한정했다.

김정남 유족이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 본격적으로 시신을 받으려는 조짐이 나타나면 북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시신의 인도를 놓고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대립하는 가운데 유족들이 북한의 완강한 저항 속에 시신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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