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직장을 과감하게 뛰쳐나와 막걸리 시장에 도전, 꿈을 이뤄나가는 젊은이가 있다. 포항시 기북면에서 '옹해야'라는 상표로 막걸리를 빚고 있는 ㈜청슬전통도가 정광욱(41)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청슬도가는 현재 주력 상품인 막걸리 옹해야를 비롯해 동동주와 전통 누룩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으며 4월에는 막걸리를 이용한 막걸리식초 '담은초'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 대표가 막걸리 제조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0년이다. 일반적으로 막걸리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꾸려나가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그는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청년 창업주다. 그의 아버지는 어부였다. 잘나가던 포항의 유력 기업체에서 해외 영업을 잘해 촉망받았지만 꽉 짜인 틀이 싫어 3년 만에 박차고 나왔다. 새로운 삶에 대해 꿈꾸던 중 우연히 신문에서 접한 막걸리 광고에 이끌려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대표는 "시장조사를 해봤는데 대부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막걸리를 만들고 계셔서 젊은 사람이 새로운 감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될 것 같다는 가능성 하나만 보고 뛰어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퇴직금과 대출금 등 3억원으로 작은 걸음을 내디뎠다. 기북이 포항에서도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 터를 잡았다. 지하 10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가 한몫했다. 초기에는 기존 제품과 경쟁하느라 판매가 쉽지 않았지만 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포항 시내 곳곳에서 옹해야를 맛볼 수 있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해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적지만 겨우 흑자로 돌아섰다.
그는 이 여세를 몰아 막걸리식초인 담은초로 전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막걸리를 기본으로 지역의 특산품인 장기산딸기, 기북사과, 죽장가시오가피 등을 넣어 만든 막걸리식초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포항시로부터 지원도 받았다. 담은초는 음식뿐만 아니라 음료로도 활용할 수 있어 청슬도가의 한 단계 도약을 이끌 상품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막걸리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막걸리를 거름으로 사 가는 농민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막걸리 비료를 만들어 유기농 비료로 농가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취업난으로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반드시 취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쉽지 않지만, 창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청슬도가도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완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아무도 눈을 주지 않았던 막걸리 시장에 30대가 뛰어든 것을 놓고 다들 무모하다고 했지만 아직 잘 꾸려 나가고 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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