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습격? 3월을 맞아 꽃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대구에서 펼쳐진다.
사랑스러운 아줌마들의 발칙한 도발, 장진 감독의 코미디 연극 '꽃의 비밀'이 다음 달 4, 5일 양일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막을 올린다. 배종옥, 소유진, 이선주, 박지예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서울공연에서 화제를 모은 연극 '꽃의 비밀'은 2015년 첫 공연 때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작품이다. 2016년 앙코르 공연과 전국을 순회하며 누적관객 4만 명을 돌파한 베스트셀러 공연이다. 영화 '킬러들의 수다' '박수칠 때 떠나라' '하이힐'을 제작한 영화감독이자 방송 단골 패널인 장진 감독이 연출했다. 장 감독이 단 2주 만에 홀린 듯 완성했다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북서부 지방 '빌라페로사'라는 작은 마을. 이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포도 농사를 하며 와인을 만드는 것이 주업이다. 남자들은 축구에 미쳐 있고, 여자들은 모여서 수다 떠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왕언니 소피아, 주당 자스민, 미모 담당 모니카, 여자 맥가이버 지나가 멤버. 축구에 환장하는 남편들을 모두 축구장으로 보내고 네 명의 여자들끼리 즐기는 송년회 날, 갑자기 남편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다. 네 명의 아줌마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면서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이들이 노리는 건 보험금만이 아니다. 억압하는 남성, 남편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이렇게 시원스러운 폭로전과 복수극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나 반전이 준비돼 있어 흥미는 더해진다. 사회적 관념이나 부조리가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처럼 이들의 결말은 허무하다. 이혼은 원하지만 금방 '남편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자스민처럼, 여자들이 수동적인 '꽃'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회 구조를 풍자한다.
남편을 사랑한다는 말에 '너무 웃긴다'며 '가족끼리는 사랑 같은 거 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하는 네 여인들의 모습은 극 중에서의 심각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라 더욱 극적이다.
극의 흐름 내내 무대, 객석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끊임없는 코믹 상황, 너무나도 진지한 상황인데 웃을 수밖에 없는 코믹함, 캐릭터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장진 특유의 웃으면서 울리고, 관객을 놓아주면서 긴장시키는 강약조절이 압권이다.
배종옥은 알코올 중독자인 자스민 역을 맡았다. 배종옥은 "자스민이 소심해서 '이혼하자'는 말을 남편이 잘 때밖에 못 한다"며 "늘 술에 절어 사는 자스민을 연기하면서 제대로 망가져보겠다"며 작심하고 나섰다.
소유진은 21살 배달부와 눈이 맞은 모니카 역을 맡았다. 요리사 백종원의 아내로 더 알려진 소유진은 이번 작품으로 4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다.
이들 외에 부부끼리 전화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피아 역에는 이선주가, 공대 수석 졸업생으로 무엇이든 잘 고치는 지나 역에는 박지예가 캐스팅됐다.
허당 의사 카를로 역의 최태원과 섹시한 간호사 산드라 한아련 역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한다. 남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네 여자와의 코믹호흡이 돋보인다.
'꽃의 비밀'이 스테디셀러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요인은 특정 관객층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가 유쾌하게 웃으며 관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자극적인 소재, 몸 개그 위주의 코미디가 아니라 주부들이 일상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재치 넘치는 대사와 폭소를 유발하는 남장 장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코미디를 만들어 낸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거기에 사회적 약자 여성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 녹여내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3월 4일(토) 오후 3, 7시, 5일(일) 오후 2, 6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층석 5만5천원 2층석 4만5천원. 예매 인터파크/티켓링크 문의 1566-7897 고도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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