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으로 잡는 건강] 어깨와 손저림, 흉곽출구증후군

30대 환자가 "오후만 되면 손이 저리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목디스크를 의심하던 환자는 '흉곽출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흉곽출구증후군은 목 아래 근육이 뭉쳐 팔로 가는 신경을 눌러 발생한다. 직장이나 집에서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는 이들이 주로 경험하는 질환이다.

흉곽출구는 목에서 팔로 향하는 혈관과 신경이 통과하는 삼각형 모양의 공간이다. 이 공간이 선천성 기형이나 사각근(목 바로 아래에 있는 근육)의 비후, 종양, 외상 등으로 압박을 받으면 목과 어깨, 팔, 손에 통증과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20~50세의 여성들에게 흔하고,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전화교환원이나 컴퓨터 마우스를 많이 쓰는 그래픽 디자이너, 반복적으로 손목과 어깨를 사용하거나 팔을 심장보다 높이 드는 바이올리니스트,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학생들의 발병률이 높다.

흉곽출구증후군은 병이 난 부위를 누르면 통증을 느낀다. 증상이 심해지면 상완신경총(척수에서 팔로 뻗어나가는 신경 다발)의 원위부(먼 부위)가 압박받으면서 척골(팔꿈치와 팔목 사이의 가는 뼈) 신경마비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 동맥과 정맥이 눌려 팔과 손이 차가워지거나 붓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서서 양팔을 옆으로 90도까지 벌려 손을 폈다 오므렸다 하는 동작을 3분 이상 지속할 수 없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흉곽출구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어깨와 팔이 저린 증상 때문에 오십견이나 목 디스크로 오인되기도 한다. 어깨 관절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근육과 인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무작정 스트레칭이나 물리치료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증상은 비슷하나 각 질환의 원인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X-선과 CT, MRI 등의 영상검사와 의사의 임상 테스트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흉곽출구증후군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방법으로 호전된다. 보존적 치료로는 자세 교정과 견갑대 근육의 근력 강화, 잠자는 습관 변화 등이 이뤄진다. 자세 교정뿐만 아니라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침 치료와 한약 복용도 병행한다. 전사각근, 제7경추, 제1흉추, 제1늑골, 소흉근의 연조직을 이완하고, 틀어지거나 잘못 굳은 부위를 교정하는 추나 치료를 병행할 경우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국 65개 한방의료기관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추나요법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2만~6만원 선이던 추나요법 본인부담금도 4천800~2만6천원 선으로 줄었다. 이번 시범 사업으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고 의료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