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주병에 '목상표' 왜 붙였나 했더니…

빈 병 보증금 인상분 식별 위해 주류 업체에서 새해부터 시작

21일 대구 수성구 이마트 만촌점에 진열된 소주병들. 병목에 빈병 보증금 인상 대상임을 손쉽게 식별할 수 있는 목 상표가 부착돼 있다. 이마트 제공
21일 대구 수성구 이마트 만촌점에 진열된 소주병들. 병목에 빈병 보증금 인상 대상임을 손쉽게 식별할 수 있는 목 상표가 부착돼 있다. 이마트 제공

새해부터 소주병들이 목도리를 맸다. 겨울을 나느라 추웠던 걸까?

주류 제조업체들이 올해 들어 생산한 소주병의 병목에다 '목 상표'(neck label)를 부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해당 제품이 '빈 병 보증금' 인상분 적용 대상인지를 쉽게 식별하기 위해서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지에서 금복주 참소주와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한라산의 한라산올래 등 목 상표가 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각 제품의 목 상표를 보면 참소주와 처음처럼은 올해부터 전속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백진희, 수지 씨의 모습을 인쇄했고 한라산올래는 태극기와 함께 '프리미엄 소주'(Premium Soju)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앞서 주류 제조사는 신제품 출시 때나 제품의 맛'도수 등을 개선했을 때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의 특성을 홍보하는 목적에서 1병당 10원 내외의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 이런 목 상표를 부착해왔다.

이와 달리 올해 제조사들이 목 상표를 붙이는 것은 '빈 병 보증금' 제도 시행에 따라 제조사'소매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이날부터 생산하는 주류 제품에 대해 빈 소주병의 보증금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의 보증금은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는 작년까지 생산된 병과 올해부터 생산된 병을 구분할 필요가 생겼다. 소매점으로부터 회수한 빈 병들 중에 작년 생산분과 올해 생산분 빈 병이 섞여 있으면 보증금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주류 제조사들은 올해부터 생산하는 주류 제품의 뒷면 상표에 표기된 빈 병 보증 금액을 150% 확대해 표기하고 바코드도 바꿨다. 그렇지만 빈 병 박스에 수십 병씩 꽂힌 채로 회수된 빈 병을 일일이 확인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이 때문에 병 뒷면을 일일이 살펴보지 않고도 병목만 보면 구분할 수 있도록 목 상표를 부착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연말 한국순환자원유통센터 등도 빈 병 보증금 인상을 앞두고 이런 구분법을 제안한 바 있다.

시행 초기 3개월 동안 빈 병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류업계와 소매점업계, 순환자원유통센터 등은 적어도 다음 달까지 목 상표를 바탕으로 해 제품을 식별한다는 방침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에서 작년까지 생산한 주류 제품이 소진되고 나면 목 상표를 없애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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