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22일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자국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원칙을 바탕으로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나서자 북한은 법규와 외교관행을 무시하며 '막무가내'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남의 부검과 시신 인도 등을 놓고 강력하게 충돌한 양국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며 대립하면서 외교관계 단절 가능성마저 흘러나온다.
사건 초기 말레이시아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북한을 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말레이 정부 당국은 북한 배후설이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두 나라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은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지난 17일 한밤 '생떼'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부터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의 수사가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하는 행위로 인권 침해이며 우리 시민에 대한 법적 권리의 제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말레이와 북한의 갈등은 시신 인도'신원 확인 문제에서도 잘 드러났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시신을 받으러 김정남 가족이 오면 보호할 것"이라며 북한 대사관 없이도 유족과 접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말레이시아 사회에선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80년대에 중국 주재 대사를 지낸 30년 경력의 말레이 전직 외교관 나두 단디스는 말레이 중문매체 성주일보(星洲日報) 기고문에서 북한과 말레이 수교관계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외교 갈등에 따라 무역과 안보 요인을 고려해 북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은 첫 국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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