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 명 시대, 이 중 청년 실업은 거의 절반에 달한다. 청년 일자리의 많고 적음에 나라의 흥망이 달렸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은 9.8%까지 치솟았다. 청년들의 '이생망'(이번 생애는 망했다) 탄식 속에 어른들의 억장이 무너진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청년 일자리 해소를 위한 백가쟁명식의 아이디어를 짜내지만 신통치가 않다.
힘들수록 웅크리지 말고 넓은 바다로 나가라고 했다. 국내 일자리가 아닌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에서 청년 일자리 해법의 단초를 찾아보자. ODA사업은 선진국의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들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복지향상을 지원하는 유'무상 원조프로그램이다. 금년도 우리나라의 ODA사업 총 규모는 2조6천359억원이다. 도로, 수자원 개발, 병원 건립 등 거대 프로젝트에 1조3천724억원이 투입된다.
현 정부는 ODA사업 중에서 '사람 중심'의 사업 추진을 강조한다. 국제봉사단 파견인원이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이유다. 봉사단원들은 개도국 현지 주민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농촌개발, 교육, 기술지원 등의 사업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봉사단 파견인원은 4천여 명, 사업비는 전체의 5%(1천316억원)에 불과하다.
경상북도에서 추진하는 '저개발국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사업'에 참여하는 봉사단원들은 현지 체류비에 월 50만원의 귀국정착금을 받는다. 청년들에게 봉사와 외국 경험은 중요한 기회지만 '열정페이'는 사업에 참여하는 인력의 질을 떨어뜨린다. '사람 중심' 지원사업에서 봉사단원의 능력은 사업 성패를 좌우하고, 공여국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5% 수준인 국제봉사단 사업비를 30% 수준까지 올리면 어떻게 될까? 봉사단 사업비는 연간 약 8천억원 규모가 된다. 봉사단원의 보수는 2배로 올릴 수 있고, 단원 수는 1만 명까지 확대되면서 개도국의 각종 프로젝트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귀국 후 받는 연간 1천200만원의 정착금과 국제전문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까지 추가로 제공한다면 일자리를 찾던 우수 청년들이 대거 이 프로그램에 도전할 것이다.
동남아와 아프리카는 마지막 남은 떠오르는 신시장이다. 청년들이 ODA사업의 추진자로서 이들 시장에서 얻은 경험은 대한민국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실을 청년들은 온몸으로 배울 것이다. 청년들은 '이생흥'(이번 생애는 흥했다)의 비전 속에 더 큰 시장, 더 넓은 세상을 찾아 나설 것이다. ODA사업이 청년들에게 그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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