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의 각종 토목공사에 특수공법이 적용돼 관심을 끌고 있다. KTX 고속열차와 화물열차 등이 밤낮으로 운행 중인 사업 현장 특성에 따른 것이다. 2018년 12월에야 사업이 완료될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주요 공사의 사업 기간을 훨씬 앞당긴 것도 특수공법 덕분이다.
21일 오후 4시쯤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 구간인 대구 동구 신천동 신천가람아파트~송라주택 500여m 구간. 철도변 정비사업을 하기 전 해당 구간은 아파트'주택들과 인접한 데다 지대가 낮아 주민들의 소음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화물열차가 주로 운행하는 야간에는 더욱 심했다. 해당 구간 주변에는 신천자이아파트, 신천주공아파트, 송라아파트 등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 등 3천여 가구가 살고 있다. 주민 김모(44'여) 씨는 "3년 전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이사 왔는데 주야간으로 기차 소음에 시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 정비사업을 통해 이 구간을 복개하면서 소음이 원천 차단됐다. 사업을 맡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민 끝에 철도 폭 20여m 구간 양면에 옹벽을 쌓아올리고, 상층부에 강합성 PC 거더교(girder bridge)를 설치한 후 그 위에 콘크리트로 복개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이 같은 공법을 신천주공아파트 구간(250m)에만 적용하기로 했지만 주민설명회를 통해 공법을 전해 들은 이웃 신천가람아파트, 송라아파트 주민들도 찬성하면서 추가 연장돼 500m에 이르렀다.
하지만 실제 공사는 쉽지 않았다. 고속철에 전력을 공급하는 2만 볼트 전류선이 설치돼 있고 주야간으로 기차들이 다녀 대형 사고 위험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류가 완전히 차단된 오전 1시부터 오전 4시 30분까지만 공사가 가능했다. 시공사인 SK건설 관계자는 "기차가 계속 운행하는 동안 복개공사를 해야 하는 현장 특수성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철로 공사를 한 경우는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주민 장모(34'여) 씨는 "철로가 복개되고서 아이들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소음 문제 역시 완전히 사라지면서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신천철교 철거 사업에도 특수공법이 동원됐다. 약 200m에 이르는 신천철교는 신천대로와 신천동로, 하천이 흐르는 신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신천대로와 신천동로는 대구 시내 일일 교통량이 가장 많은 도로이고, 신천 구간에는 수달 등 각종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철거 도중 각종 파편이 떨어질 경우 운행 차량이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고, 신천 오염 우려도 높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신천대로와 신천동로 철교 철거를 위해서 DWS(Diamond Wire Saw) 특수공법을 도입했다. 강도가 높은 다이아몬드가 첨가된 와이어로 철교를 잘라내는 공법이다. 칼로 무를 썰 듯이 와이어로 철교를 정교하게 잘라내면서 파편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또 신천 구간에는 EWS(Eco Wire Saw) 특수공법을 사용했다. 철교 절단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와 파편을 별도로 저장해 신천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친환경 공법이 적절히 활용되면서 철도변 정비사업이 큰 사고 없이 끝날 수 있었다는 게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의 설명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김효식 본부장은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 정비사업에 따른 소음, 분진 등 각종 불편을 참고 견뎌준 대구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대구시가 철도 교통의 중심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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