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가에 설치된 헌옷수거함에서 의류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히는 노인이 잇따르고 있다. 노인들은 파지 등을 주워 생활하는 저소득층으로, 훔친 헌옷을 팔아 생활비에 보태려다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 14일과 19일 북구 한 초등학교 인근 골목 모퉁이에 설치된 헌옷수거함에서 티셔츠와 점퍼 등 의류를 꺼내 간 혐의로 60대와 70대 할머니를 검거했다. 21일에는 북구 한 스포츠센터 부근에 있는 헌옷수거함에서 의류 32점을 빼내 간 또 다른 70대 할머니를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헌옷수거함이 있는 골목에 CCTV가 설치돼 있으면 옷을 훔치는 모습이 CCTV 관제센터 요원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112신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헌옷수거함을 설치'관리하는 대구시각장애인협회(이하 협회)도 헌옷수거함 절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에도 헌옷수거함의 의류가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최근 들어 관련 신고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헌옷수거함 속 의류를 수거'판매한 후 남은 수익금을 시각장애인 가정 자녀들에게 매년 장학금으로 나눠주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경찰에 붙잡힌 노인분들을 보면 사정이 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전과가 있거나 상습범이 아니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깨끗한 헌옷은 값나갈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고물상에 가져가면 ㎏당 200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살기 힘든 노인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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