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는 참 많은 것을 준다. 고즈넉한 정취에 서투른 감수성까지. 비단 자락이 너울거리듯, 넘실대는 울진 앞바다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사춘기 어린애가 되고 만다.
그러나 울진 겨울 바다의 선물 중 '대게'를 최고로 꼽으면 너무 속물적일까. 붉은 껍질 속 하얀 속살의 달콤함을 생각하면 도무지 딴마음을 품기 힘들다. 겨울 끝자락 3월이면 울진에서는 바다 속 진수성찬이 붕 뜬 마음을 이내 식탁 앞 현실로 끌어내리기 마련이다. 정신없이 바빠진 손놀림 끝에 부쩍 오른 몸무게는 잠시 잊자.
울진의 남쪽 관문이자 해양레저스포츠의 요람, 후포항에서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열린다. 대게의 펄떡이는 기운이 가득 차고 바다 나물이 흩뿌리는 내음이 싱그러운 요즘. 그런 시절에 싼 가격으로, 마음껏 바다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
울진은 올해 축제의 주제를 '비단 바다 후포항에서 울진대게와 놀다'로 정했다. 말 그대로 먹고, 놀고, 즐기는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이다.
종전의 후포항 한마음광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축제 공간을, 올해는 왕돌초광장과 후포항 부두 일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후포항 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펼치기 위해서다.
특히, 지역 대표적 명품브랜드를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인 만큼 관광객들이 푸짐하게 맛볼 수 있도록 먹거리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올해 처음 선을 보이는 '방티페스티벌'. 방언으로 대형 대야를 뜻하는 '방티'에 양껏 해산물을 담고 관광객들이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대게 경매 및 반짝 할인이벤트와 함께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찬스이다. 예를 들어 반짝 할인이벤트의 경우 시중가의 절반가격으로 울진지역 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또 대게장밥, 대게원조마을 국수, 대게묵밥, 대게빵, 대게고로케, 바다커리, 해산물피자, 멍게비빔밥, 송이빵 등 지역 특색음식 시식체험도 축제에서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축제의 문은 '월송큰줄 거리퍼레이드'와 '대게춤 플래시몹'이 활짝 연다. 개막 퍼포먼스에 이어 축제 기간 내내 축제장 전역에서 거리 플래시몹과 대게춤, 대게노래가 펼쳐지며 관광객들에게 신명을 선사한다.
여기에 대게 마스크 체험, 대게 뚜껑 소원지달기, 맨손잡기체험, 게줄당기기 등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예정이다. 단, 일부 체험 프로그램(대게 경매, 반짝 할인이벤트, 맨손잡기체험)을 즐기기 위해서는 1인당 1만원 선의 참여 밴드를 구입해야 한다.
울진군축제발전위원회는 "이번 축제는 종전의 나열식 행사성 축제에서 벗어나 후포항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만드는 민간 주도형 참여축제의 신명판을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울진대게축제와 붉은대게축제를 통합 개최해 축제의 변별력을 크게 강화한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사회의 통합과 가장 지역적인 특성을 살린 세계적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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