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One Table One Flower(실천으로 생활 속에 꽃 소비를!)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50일이 되어간다. 청렴하고 부정부패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이 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장점이 많지만, 농축산 부문에서는 피해가 큰 것도 사실이다. 소고기 등 축산물은 올해 설 대목에는 지난해에 비해 24.5%, 인삼과 버섯 등 특산품은 23% 감소했다. 과일도 20.2% 매출이 줄었다고 한다. 업체 체감 감소율은 30%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화훼류 가운데 승진 등 축하 선물용으로 애용하는 난류 타격이 큰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으로 인사철, 각종 행사 때 선물용으로 나가는 난은 가격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물량도 대폭 줄어 난 재배 농가가 큰 손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물량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화훼류 경매 횟수도 주 1회로 줄었다고 한다.

화원협회에서 1천20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꽃다발, 화환, 난류, 관엽류 등 분화류 거래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8%까지 급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예측에 따르면 난류 재배는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국내 경기 침체, 청탁금지법 등 각종 악재에 따른 소비 감소로 생산자의 두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생산 농가나 화초를 연구하는 기관에서는 생산비를 절감하고 우수 꽃 종자를 개발하는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10만원짜리 3단 화환부터 5만원 이하 2단 경조사 화환 유통 등 유통 단위를 줄여서 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통을 잘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화훼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

투명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자면 현재로서는 청탁금지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이 제도로 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으니 이 또한 무시할 일이 아니다. 자칫 산업에 피해가 심각해지면 '청탁금지법'의 선의가 왜곡될 수 있고, 과거로 회귀하자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화훼 분야 불황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농식품부는 '꽃 소비를 생활화하자'는 사무실 꽃 생활화(one table one flower)운동을 제안하고,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국회 꽃 생활화 운동' 출범식을 가졌다.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힘든 우리나라 화훼산업을 살리겠다는 각오가 인상 깊다. 경북에서는 칠곡군이 주도해 사무실 책상마다 꽃을 놓아 근무 분위기를 바꾸고 지친 심신을 힐링하자는 일상생활 속 꽃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 대구본부는 꽃 소비 확대를 위해 직원들이 화분을 직접 구매해 우리 꽃을 생활 속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나라가 혼미하고 경기가 침체해 내수가 불안하다. 또한 현대는 매우 복잡 다양해 심신이 피로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우리는 꽃을 곁에 두고 생활하는 우리 꽃 소비운동, 'one table one flower'를 추천하고 싶다. 한 달에 약정해 적은 돈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사무실로 꽃을 배달오게 함으로써 항상 싱싱한 꽃을 곁에 둘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서 언급한 몇 곳에서만 하는 것은 효과가 극히 적다.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시'군과 읍'면 관공서나 사무실에서 광범위하게 실천했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우리 꽃 소비운동을 이제는 폭넓게 실천할 때다. 화훼산업도 살리고 심신도 힐링하는 일거양득을 거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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