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설렘이 삶을 다듬다

설렘이 삶을 다듬다

장기성 지음/ 북랜드 펴냄

이 책은 장기성 대구가톨릭대 교수(독어독문학 전공)의 수필집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가르치기는 했어도 자신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쓰긴 처음이라고 했다. 수필은 사실(fact)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 아니라, 내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는지가 관건이니, 매우 주관적이고 감성적 측면이 강하게 배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껏 저자는 늘 사실에 초점을 두고, 체계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어야만 좋은 글이라고 가르쳐왔다. 개인이 가진 주관적 생각이나 감성적 창작에 근거한 글쓰기는 늘 기피 대상 1호였다. 그러나 저자는 거칠고 설익은 과일과도 같기에 잘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세속에 때가 묻지 않은 순수, 그것에 가까울 수 있음을 넌지시 강조한다.

이번 수필은 저자가 30여 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머릿속에 차곡차곡 저장해 두었던 기억의 파편을 그 나름 강한 서정성을 가미하여 쓴 글이다. 유년 시절의 흐릿한 기억들이 살아오면서 삶에 어떤 영향과 토양을 제공하였는지를 섬세한 문체로 그리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자전적 에세이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설렘이 삶의 중심에 놓여야 함을, 전체적 맥락의 흐름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한다. 설렘이 없는 삶은 영혼 없는 객체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40편이 실려 있다. 284쪽, 1만 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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