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다가오는 3·1절에 탄핵 찬반으로 양분된 시민사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온 진영이 '총동원령'을 내려 결집하기로 했고, 이에 맞서 탄핵 찬성 측도 휴일과 맞물려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양측이 서울 도심에서 재차 세 대결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이미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집회를 개최한 양측이 나흘 만에 각각 태극기와 촛불을 들고 맞붙는 셈이다.
특히 남은 사흘간 특검의 수사연장이나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 및 박 대통령 출석 가능성 등 집회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줄 변수가 남아있어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선 탄핵 반대 측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다음 달 1일 오전부터 대한문 앞 광장 등에 모여 태극기를 들고서 '탄핵 무효' 주장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26일 전했다.
탄기국은 친박(친박근혜) 단체인 박사모 홈페이지 등에 일찌감치 3·1절 총동원령을 내렸다. 전날 집회에서는 3·1절 집회를 '마지막 승부처', '제2의 건국일' 등으로 표현하며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당일 집결할 인원을 500만명으로 주장한 탄기국은 집회 뒤 헌재뿐 아니라 청와대 방향 행진도 예고했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는 "삼일절은 청와대로 가는 모든 코스를 장악했다. 한 분도 빠짐없이 다섯 명씩 데리고 나와달라. 그러면 서울 전역을 뒤덮는다"고 말했다.'
탄핵 찬성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3·1절 맞이 18차 범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연다.
이 집회를 시작으로 3월에도 촛불 민심이 식지 않았음을 계속 보여준다는 것이 퇴진행동 측의 복안이다.
전날 집회에서는 "3월 1일 촛불 들자. 범죄자 박근혜가 구속되고 공범들이 구속되고, 모든 적폐가 청산될 때까지 우리는 촛불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3월 1일 광화문으로 될 때까지 모이자. 촛불이 승리한다"고 '공동결의'를 낭독했다.
퇴진행동 역시 촛불집회가 끝나고서 청와대와 헌재 방향으로 행진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양측이 3·1절에 대규모 도심 집회 및 행진을 예고하면서 양측의 충돌이나 일부의 극단적인 행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참가자가 반대 측 참석자나 언론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했고, 특검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겠다며 '극한투쟁'을 예고하는 과격한 표현도 집회 도중 종종 등장했다.
특히 특검 활동 기한과 헌재 변론종결은 격화하는 집회 분위기에 어느 방향으로든 기름을 끼얹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특검 수사가 연장되고 헌재가 27일 변론을 마무리하면 탄핵 반대 측 집회 분위기는 더욱 격앙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특검 활동이 28일 종료되거나 헌재 변론종결 일정이 또 연기되면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경찰도 바짝 긴장한 가운데 양측이 충돌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집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관리 방안을 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1절 오후 6시 이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기 때문에 탄기국은 그 전에 행진을 끝내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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