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편 따라 거리로, 나라는 어디로…

탄핵 심판 이후가 더 걱정이다…양쪽 민심에 편승 분열 조장, 혁명·내란 거침없는 언사도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을 앞두고 25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을 앞두고 25일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16차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탄핵' 구호를 외치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탄핵기각국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김영진 기자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앞두고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앞다퉈 참가하면서 양쪽 민심에 편승해 '광장 정치'에만 열을 내고 있다.

특히 집회에 참가한 정치인들이 '혁명' '내란' '계엄령' 등 엄혹한 독재정권하에서나 나올 법한 용어를 스스럼없이 쏟아내면서 양 진영을 자극, 향후 탄핵심판 이후 정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선주자를 비롯한 광장에 몰린 정치인들이 이처럼 양 진영의 상호 갈등만 부추기면서 어렵게 소집한 2월 임시국회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 민생'경제문제도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거듭된 집회를 통해 양 진영의 주장과 의도가 충분히 전해진 만큼 정치권은 민생에 전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면서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17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했고, 같은 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대거 탄핵 기각을 위한 태극기집회에 참가해 장외 세 대결을 벌였다.

추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탄핵 인용을 위해 촛불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장한 반면 김진태 한국당 국회의원은 "촛불보다 더 무거운 태극기 물결로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권주자들도 정책 공약 개발을 뒤로한 채 탄핵 관련 집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 둘로 갈라선 대결 여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야권에서는 이날 열린 광화문 집회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총출동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전북 전주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가해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다.

여권에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한국당 최고위원 등이 26일 대구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가해 "탄핵을 탄핵한다"는 반대 구호를 외쳤다.

정치권이 국회와 자치단체를 떠나 거리로 몰려들자 경제'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소집된 2월 임시국회 운영은 지지부진하다.

임시국회 종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경제민주화 취지의 상법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선거연령 인하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여기에 김영란법 여파에 따른 서민경제 활성화 문제, 올해 400조원이란 매머드급 국가 예산을 수반할 수 있는 조세 문제 등 국가 경제에 미칠 핵심 정책도 뒷전에 밀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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