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교랭킹 1위의 복귀…이수민 "라팍아, 기다려라"

상무 제대 삼성 마운드 합류…고교 때 한 경기 26K 신기록, 라이벌 박세웅 롯데의 한 축

"이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합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투수 이수민(22)에게 이번 시즌은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년과 달리 삼성이 마운드를 재건하는 시점이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특급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이수민은 더욱 분발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대구상원고 출신인 이수민은 고교 시절 이미 유명세를 탔다. 고3 시절 2013년 4월 대구고와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팀의 2대1 승리를 견인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한국 고교야구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 삼성도 2014년 1차 지명 때 경북고의 우완 에이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대신 고교야구 좌완 랭킹 1위인 이수민의 손을 잡았다.

이수민은 "당시엔 26개의 삼진을 잡은 것이 신기록인 줄 미처 몰랐다. 그저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던졌을 뿐이다"며 "고교 시절 모습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으셨다. 하지만 아직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2014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수민은 1군에선 5경기에 나섰고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팀에 다시 합류했다. 고교 시절 라이벌인 박세웅이 지난 시즌(7승 12패, 평균자책점 5.76) 롯데 선발투수진의 한 축을 맡은 점을 생각하면 현재로선 이수민이 그보다 한발 뒤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수민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을 작정이다. 다시 몸을 만들고 투구 자세와 구종까지 하나하나 다듬고 있다. 이수민은 "군 복무 중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게 아쉽다. 일단 부상 없이 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지금까진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슬라이더와 커브 위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을 추가로 시험하는 단계다"고 했다.

김상진 투수코치가 그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팔 대신 다리로 던지라는 것이다. 하체의 중심 이동에 신경을 쓰면서 던져야 공을 더 편하게 던지면서도 힘을 더 실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수민은 "코치님이 '프로 선수라면 자기 몸을 충분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어떻게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프로다'라는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이수민이 올 시즌 1군에 자리를 잡는다면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이 된다. 백정현, 박근홍 등 다른 좌완 투수들의 활용 폭도 넓어질 수 있다. 28일 이수민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히로시마 도요 카프 1군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안착 가능성을 높였다.

이수민은 "지난해 제대 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가 보니 야구장이 정말 멋졌다. 계속 그곳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겠다. 어느 보직에서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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