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보면 동해는 우리나라와 북한, 러시아, 일본으로 둘러싸여 거의 막힌 바다-폐쇄해의 모양이다.
지중해처럼 국제적인 폐쇄해는 역내 국가 간의 해상 교류가 활발한 것이 보통이지만 동해의 경우는 폐쇄해임에도 오히려 서해에 비해 역내 국가 간의 경제 교류도 거의 없었고 국제적인 큰 항만도 적다. 동해가 이처럼 경제 교류가 뜸한 바다가 된 것은 첫째로 동해안 각국 연안지역은 인구가 적어 상호 간 물적'인적 교류 수요가 많지 않았고 다음으로 동해 명칭, 남북 관계, 독도 문제 등 정치적인 이슈가 상호 간 교류의 필요성을 압도한 탓도 원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나 일본도 최소 인구 밀집 지역이 동해안이며 러시아도 국가적으로 극동 진출을 추진한다지만 아직은 러시아 극동지역은 인구 희소지역이며 블라디보스토크를 제외하고는 변변한 도시조차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북한은 독자적으로는 수출입할 능력이 없어 논외로 하고 중국도 차항출해(借港出海) 전략으로 개발 중인 나진항이 아직 실용화 단계가 아니므로 북한 동해안 지역은 사실상 물류의 공백 지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포항영일만항은 설계부터 유비쿼터스 기술을 기반으로 무선 인식, 무선원격시스템, 차세대 무선통신을 활용해 항만의 운영 효율 향상과 보안 강화 등 효과를 위한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컨테이너 항만으로 2009년에 야심 차게 개장했다.
7년이 지난 현재, 포항영일만항은 그 나름대로 착실한 성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당초 기대만큼 항만이 활성화되고 동해의 거점항으로 자리 잡는 데는 다소 미흡한 성과를 보였다고도 할 수 있다. 포항영일만항의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원인으로는 우선 신생 항만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운행 항로와 항차수의 절대적 부족, 해운 관련 비즈니스 네트워크 부족에다 항만배후산업단지 개발과 인입 철도 등 항만 인프라의 조기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이 모두가 포항영일만항의 태생적, 치유 불가능한 결함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 항만 수요가 늘어나고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투자 등 해소 노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치유 가능한 요인들이다. 불과 7년의 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포항영일만항에 대해 성급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하거나 부산항이나 울산항 같은 유수의 항만과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며 무의미하다고 본다.
경상북도는 포항시, 포항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우선 항로'항차수 확대를 위해 포스코 철강 제품의 컨테이너화로 철강 제품의 수출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대구경북지역의 수출입 기업 중 포항영일만항을 이용 가능한 타깃 기업으로 선정해 항만 홍보, 개별 방문 협의를 통해 물동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포항영일만항 내 냉동'냉장 물류센터 조기 준공으로 농수산물 수출입을 확대하고 항만배후산업단지의 조속한 개발, 포항영일만항 내 인입 철도의 조기 완공, 국제여객부두 건설 등 인프라 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포항영일만항은 우리나라 동해안의 최북단에 있는 컨테이너 항만이며 대구경북지역의 유일한 무역항이다. 중국 동북3성의 물동량이 북한의 나진항이든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이든 어디를 통해서 동해로 나온다면 가장 가까이 만나는 컨테이너 항만이 포항영일만항이며 일본의 동북지역에서 한반도로 오는 가장 가까운 길 역시 포항영일만항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장점을 대구경북지역의 수출입 기업 관계자들도 다시 한 번 평가해 주기 바라며, 정부와 지자체 등 관계 기관들은 포항영일만항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환동해안 바다 시대의 명실상부한 중심항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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