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60개 계열사 '각자도생'…"미전실 해체 사실상 그룹 해체"

이사회 중심으로 독자경영 체제

삼성이 1일부터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전날 해체됨에 따라 60개 계열사는 각각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자경영에 나서게 됐다. 사실상 그룹의 해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가 미전실의 기능을 승계한다고 하지만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존재했던 종전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총괄 업무상 공백이나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임원 인사만 해도 그동안 미전실 인사팀이 주도했지만, 이제는 각 계열사 이사회 주도로 바뀌게 된다.

삼성이라는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도 지금보다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이미지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삼성 계열사들은 한층 더 긴장해서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그룹 차원의 업무조정 기능이 폐지되기 때문에 일부 계열사 간의 중복투자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또 신입사원 채용도 앞으로는 계열사가 필요에 따라 알아서 뽑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규모가 줄고,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배려 폭도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매년 1만 명 이상의 신입'경력 사원을 뽑아왔다.

삼성 계열사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다 보면 단기 실적에 쫓겨 중장기 사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열사 경영진단 기능의 약화도 우려된다. 그동안 미전실 경영진단팀은 계열사 경영상황을 혹독하게 파헤치고 엄밀히 분석해 문제점과 방향성 등을 제시해왔다. 이제는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모든 사안을 계열사가 알아서 자율경영한다는 큰 원칙만 정해졌을 뿐 세부적인 지침은 전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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