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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성당 옛 사제관 모형은 '문화재 복원'에 의미

사적 지정 후 당시 화재로 철거

계산성당 옛 사제관, 전동성당 사제관, 가실성당 사제관(왼쪽부터). 계산성당 제공 매일신문 DB
계산성당 옛 사제관, 전동성당 사제관, 가실성당 사제관(왼쪽부터). 계산성당 제공 매일신문 DB

천주교대구대교구 계산 주교좌 대성당이 지난달 계산성당 옛 사제관 모형물(본지 2월 18일 자 13면 보도)을 성당 옆에 설치, 공개했다.

계산성당 옛 사제관은 1929년 계산성당 베르모렐 2대 주임신부가 자비를 들여 현재 그늘막 자리에 건축해 60여 년간 사용되다가 화재가 발생, 1995년 안전과 조망을 이유로 철거됐다.

모형 제작은 사제관 철거를 아쉬워하던 신자들의 뜻을 새겨 조현권 계산성당 주임신부가 추진했다. 조 주임신부는 "문화재청이 1981년 계산성당을 사적(제290호)으로 지정하면서 주변 건물에 대한 관리도 강화되는가 싶었지만, 역사문화적 의미를 기리지 않고 철거된 것을 보면 당시 문화재 보호와 정비에 대한 의식이 요즘 같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산성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1994년 사제관 화재는 내부 벽을 약간 태워 건물 안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성당 관계자들은 "건물은 독서실, 신부대기실, 폐백실, 신자 회합반 등으로 쓰였다"고 회상했다.

옛 사제관은 본당 건물의 3분의 1 정도 크기 2층 건물로, 1층에는 복도를 따라 작은 방이 3, 4개 있었다고 한다. 모형물은 가로, 세로, 높이가 1m 정도로 실제 규모엔 크게 못 미친다. 실제 건물은 벽돌로 만들어졌지만 모형물은 철골 구조인 점도 차이점이다. 외형 복원으로 그친 것은 당시 자료가 부족해 기억에 의존한 탓이다. 철거 당시 나온 벽돌은 계산성당 보수에 재사용됐다.

조 주임신부는 "계산성당 옛 사제관의 모형 복원은 문화재 복원에 의미를 뒀다"면서 "시민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성당 옆 화단을 정비해 눈에 잘 띄게 전시할 계획이다"고 했다.

사제관은 뛰어난 건축미와 역사적 의미로 이름을 알린 경우도 많다. 계산성당과 함께 사적으로 지정된 전주 전동성당(제288호)의 경우 입구 왼쪽에 사제관이 있다. 1926년 지어졌으며, 2002년 전북도 문화재자료 제178호로 지정됐다. 건물 2, 3층과 포치식 난간부는 계산성당 옛 사제관과 닮았다.

지역에선 칠곡 가실성당 옛 사제관이 유명하다. 연면적 93㎡의 단층건물로 1923년 완공됐다. 2003년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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