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원석' 발견…12년 만에 타팀 출신 FA 영입

이원석 2013년 시즌 10홈런…"이승엽과 함께라 영광"

삼성 리이온즈의 이원석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에 참가, 하체의 중심을 유지한 상태에서 타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리이온즈의 이원석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에 참가, 하체의 중심을 유지한 상태에서 타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외부 수혈'을 자제해온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겨울 오랜만에 움직였다.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내부 출신 FA만 잡아온 관행을 깨고 12년 만에 투수 우규민(전 LG 트윈스)과 내야수 이원석(전 두산 베어스) 등 타팀 출신 FA를 영입했다. 팀 전력에 적지 않은 공백이 생긴 탓이다. 특히 이원석은 장타력이 약화한 삼성 타선에 '힘'을 보태야 한다.

삼성은 지난 시즌 후 4번 타자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잃었다. 박석민(NC 다이노스)과 채태인(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또 한 명의 중심타자가 이탈한 것이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형 구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장타를 날릴 선수들이 연거푸 빠져나간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은 상무에서 복귀한 김헌곤과 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 그리고 이원석이 공격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이 4년 27억원에 그를 잡은 이유다. 이원석은 꾸준히 출장할 경우 두자릿수 홈런은 충분히 때릴 만한 중장거리 타자. 2013시즌엔 타율 0.314, 10홈런, 39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원석은 "삼성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선·후배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팀에 적응하는 데는 문제가 전혀 없다"며 "특히 이승엽 선배의 마지막 시즌을 함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이 선배는 모든 야구 선수들에게 우상 아니냐"고 했다.

이원석을 영입, 삼성은 3루수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조동찬이 그 자리를 소화할 만하지만 부상이 잦은 게 변수다. 이원석은 수비가 좋은 선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내야 펑고를 받는 훈련을 할 때도 어려운 땅볼 타구를 부드럽게 잡아 정확히 송구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함께 훈련하는 동료들이 '역시'라고 감탄할 정도다.

삼성은 2004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현대 유니콘스 출신 거포 심정수와 리그 최고 유격수 박진만을 영입했다. 그리고 2005, 2006시즌 정상에 올랐다. 이후 외부 FA 영입이 없다가 이번에 이원석의 손을 잡았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한 삼성은 올 시즌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기 때문에 이원석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원석 또한 이 같은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하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상태에서 공을 때릴 때 힘을 집중시킬 수 있게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다.

그는 "FA로 합류했지만 내 자리가 보장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이겨야 주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부상 없이 뛰다 보면 홈런과 타점도 늘어날 것이다. 나를 영입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사진=삼성 라이온즈의 이원석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에 참가, 하체의 중심을 유지한 상태에서 타격하기 위해 고무 밴드를 다리에 감은 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격 자세를 꼼꼼히 살펴주고 있는 이는 김한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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