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권 개헌하라" 대구서 시민 5천여 명 함성

전국 단체장·국회의원 대거 참석…권 시장 "지방정부로 호칭 바꿔야"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과 재원을 지방으로 분산하자는 지방분권개헌의 목소리가 3일 대구에서 울려 퍼졌다.

이날 오후 2시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대선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 8개 구군 자치단체장, 대구지역 일부 국회의원, 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분권개헌 대구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지방분권개헌'이라고 적힌 빨간 피켓을 들고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을 외쳤다.

최백영 대구시 지방분권협의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지방분권은 역사적 소명이다. 국민의 힘으로 국회를 압박하고 투쟁해야 쟁취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나 역사의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해 온 대구경북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나아가자"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8개 구'군 자치단체장은 한목소리로 중앙에 집중된 인사권과 입법권, 재정권을 지방에 이양할 것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중앙정부와 지역정부로 나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역정부가 아닌 광역자치단체라는 표현을 쓴다. 지방이 정부적인 기능도 할 수 있도록 개헌 때 호칭부터 바꿔야 한다"며 "8개 구'군에 지방분권협의회와 지방분권협력회의가 꾸려진 도시는 대구밖에 없다. 여기 모인 우리는 모두 분권 선도도시 시민"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지방분권개헌을 위한 대구시민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와 여야가 함께 지방분권개헌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대구시민들 또한 범국민적 힘과 열망을 한데 모으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선주자들의 지방분권 공감 토크도 펼쳐졌다. 유승민 의원은 "전국에서 가장 먹고살기 힘들다는 대구에서 지방분권운동이 일어난 데 대해 상당히 깊은 의미를 느낀다"며 "다만 개헌 뒤에 생길 상황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오랜 시간 중앙정부의 예산을 따오는 데 익숙해져 온 우리가 맞을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기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상임의장(경북대 교수)은 "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아왔고 이만큼 큰 규모로 결의대회를 열어 지방분권개헌을 촉구한 것은 대구가 처음"이라며 "대구에서 시작된 지방분권개헌 촉구가 들불처럼 번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