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비단 장수 왕서방'

예전에 각국의 민족성을 비교하는 유머가 유행한 적이 있다. 원래 영어 유머에서 비롯됐지만, 중국인, 유태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아 재미가 쏠쏠했다.

첫 번째 유머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레스토랑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와인 잔 속에 파리가 빠져 있었다. 영국인은 새 잔에 와인을 따라줄 것을 정중하게 요구했고, 미국인은 레스토랑에 소송을 걸어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요구했다. 중국인은 파리는 먹었지만, 와인은 남겼다. 유대인은 파리를 잡아 중국인에게 팔았다.

두 번째 유머는 100대가 들어가는 주차장이 있는데 독일인, 미국인, 일본인, 중국인은 각각 몇 대를 주차시킬까 하는 문제다. 정확한 독일인은 100대,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인은 70대, 질서 의식이 높은 일본인은 120대였다. 중국인은 단 2대였다. 입구와 출구에 차를 아무렇게나 세우기 때문에….

영어 유머에서 중국인은 더럽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고, 돈만 아는 뻔뻔한 민족으로 묘사된다. 서양인들이 중국인을 경계해 갖다 붙인 얘기일 수 있지만, 한국에도 비슷한 속담이나 속어가 여럿 있다.

'되놈과 겸상을 하면 재수가 없다' '왜놈은 얼레빗, 되놈은 참빗'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등등…. '되놈'은 만주의 여진족을 낮잡아 부르던 말에서 유래됐는데, 중국인을 비하하는 말로 흔히 쓰였다. 중국식당 주인을 연상시키는 비속어 '짱깨' '짱꼴라' 등도 있다. 얼레빗과 참빗은 빗의 종류를 일컫는데, 임진왜란 당시 침략한 일본 군사나 도와 주려고 온 중국 군사나 비슷하게 노략질을 일삼았다는 의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속담은 1899년 '독립신문'에 어떤 중국인이 원숭이를 데려와 그 재주를 보여주고 백성의 돈을 빼앗아간다는 기사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1930년대 가수 김정구가 부른 '왕서방 연서'도 중국인을 비하한 듯한 노래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 명월이한테 반해서… 띵호와 띵호와….'

최근 중국 정부의 행태를 보면 포악하고 몰상식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인의 한국 관광을 막고 한국 수출품의 통관을 금지시키는가 하면 불매 운동도 예사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에 미사일을 조준했다거나 폭격 위협도 했다. 마치 힘만 앞세워 협박 공갈, 행패를 부리는 조직폭력배를 보는 것 같다. 오랫동안 쓰지 않던 '되놈'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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