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동시다발로 쏜 탄도미사일은 중거리미사일인 '스커드-ER'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7일 게재했다.
이들 중에는 탄도미사일 4발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동시에 화염을 뿜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북한이 미사일 4발을 거의 동시에 쐈음을 보여준다.
아침 여명을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이들 미사일은 윤곽이 비교적 뚜렷이 드러났고 곡면을 이루며 뾰족해지는 탄두부 모양은 스커드-ER과 흡사했다.
스커드-ER은 사거리 500㎞의 단거리미사일인 '스커드-C'의 개량형으로, 사거리가 1천㎞에 달해 중거리미사일로 분류된다.
스커드-C에 광학장비 등을 추가함으로써 유도조종 기능이 향상돼 오차반경을 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원거리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사거리와 정밀도 면에서는 향상됐지만, 탑재 가능한 탄두 중량은 500㎏으로, 스커드-C(700㎏)보다는 작다.
북한은 스커드-ER을 2010년대 초반에 실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험 발사한 것은 작년 9월 5일이 처음이다. 당시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을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으나 최종적으로 스커드-ER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스커드-ER은 사거리 1천300㎞인 노동미사일과 함께 한반도 전역뿐 아니라 주일미군기지를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스커드-ER을 쏠 경우 일본 서부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등에 있는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스커드-ER도 한미 군 당국이 사전 탐지하기 어려운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된다. 북한은 작년 9월 스커드-ER 3발 시험발사 직후 이동식 발사대를 포함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스커드-ER이라는 점이 노동신문 사진을 통해 판명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또다시 우리 군의 정보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6일 비행거리와 고도 등에 관해서만 설명했을 뿐, 미사일 기종에 관해서는 애써 언급을 피했다.
이는 지난달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 발사 직후 우리 군이 이를 무수단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다가 이튿날 북한 매체 보도로 곤욕을 치른 경험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6개월 만에 스커드-ER을 또 쐈는데도 기종에 관한 판단이 빨리 나오지 않았다면 정보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미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12일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에 'KN-15'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이 식별될 때마다 'KN'에 숫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명명해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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