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신호등' 손톱

갈라지고 부서지는 손톱, 비타민·단백질 부족 의심

손톱은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건강 신호등'이다. 건강한 손톱은 연한 분홍빛을 띠고 윤이 나며 손톱 뿌리에 반달이 또렷하게 나타난다. 표면이 단단하고 손톱 끝이 갈라지거나 찢어지지 않아야 한다. 손톱을 별달리 만지지 않았는데도 손톱 상태가 예전과 다르다면 건강에 적색 신호가 켜진 것일 수도 있다. 손톱 색깔이 하얗게 변했다면 빈혈이나 신장질환, 간경변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붉다면 고혈압, 심근경색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선을 앓는 경우 손톱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심한 빈혈일 때는 손톱이 숟가락 모양으로 뒤집히기도 한다.

◆손톱 색깔 연하면 빈혈, 신장질환 우려

손톱이 광택을 잃고 하얗게 변했다면 빈혈, 불투명한 흰색을 띤다면 신장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신장이 좋지 않아 몸 안에 요독이 쌓이면 빈혈이 뒤따르며 철분이 빠져나가 손톱 색이 변한다. 호흡기 질환으로 몸 안의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손톱이 하얘지거나 창백한 푸른빛을 띨 수 있다.

간경변 환자의 손톱은 반달이 구분되지 않고 색이 희고 탁하면서 손톱 끝이 붉거나 푸른빛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를 '테리의 손톱'(Terry's nail)이라고 한다. 간경변 외에도 울혈성 심부전이나 만성 콩팥병이 발견되기도 한다.

반대로 손톱이 지나치게 붉으면 고혈압이나 중풍, 심근경색이 원인일 수 있다. 어두운 자줏빛이나 검은빛이라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손톱에 타박상을 입지 않았는데도 검게 변하거나 검은 세로줄이 생겼을 땐 곰팡이 감염이나 약물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검은 세로줄이 짙어지거나 폭이 넓어지면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해 종양이 생기는 악성 흑색종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옅은 세로줄은 단기간에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편식이 심한 어린이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손톱에 생긴 가로줄은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고 있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 나타날 수 있다.

◆건선, 손톱 울퉁불퉁하게 자랄 수도

손톱에 얽은 자국이 생겼거나 울퉁불퉁하게 망가졌다면 이상 신호를 의심해야 한다. 손톱의 얽은 자국은 다발성 관절염인 '라이터 증후군'의 증상 중 하나일 수 있다. 손톱의 표면이 울퉁불퉁하거나 세로줄이 생기면 건선이나 류마티스일 가능성이 있다. 건선을 앓는 경우 손톱 뿌리가 건조해지면서 손톱이 제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거칠게 자라게 된다.

손톱 가운데가 움푹 파인 경우에는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이나 저혈압일 수 있다. 반면 가운데가 불룩 솟는다면 호흡기나 소화기관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의심된다.

손톱 끝이 바깥쪽으로 뒤집힌다면 심한 빈혈이나 자궁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손톱이 쉽게 갈라지고 부서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비타민A, B, 단백질 등 영양 부족의 신호일 수 있다. 심한 다이어트로 단백질이 부족해 손톱이 부서지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손톱 변질은 특정 질환에 동반되는 증상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바탕으로 질환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손톱이 갈라져 가벼운 영양 부족이 의심된다면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음식과 비타민 B, C, D가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곡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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