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이 중금속에 노출될 위기에 빠졌다. 경북지역 일부 학교들이 철거 예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중금속 우레탄 시설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경북지역 우레탄 시설이 있는 180개 학교에 대한 한국표준규격(KS) 검사를 시행한 결과, 126개 트랙에서 기준치의 수십 배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교내 다목적 구장(배구장, 농구장 등)에서는 169곳 시설 중 122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 성분이 검출됐다. 특히 고령군 고령고등학교의 우레탄 트랙에선 기준치의 96.7배에 달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지만 여전히 철거가 되지 않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126개 학교에 대해 출입을 통제하고 우레탄 시설 교체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까지 139억5천만원의 철거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학교들이 처리를 미루고 있어 중금속 노출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가고 있다.
납은 소량으로도 혈액, 신경계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 납 독성 등 중금속 노출 피해는 학생들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뇌신경계 영향 등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월까지 교체공사가 마무리된 학교는 7곳에 불과했다. 철거 대상 학교의 5.6%에 불과한 수치다.
이에 학부모와 환경단체 등은 조속히 중금속 우레탄 트랙을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새 운동장을 조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손녀를 입학시킨 A(63) 씨는 "출입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운동장을 이용하는 학생과 주민이 유해물질의 위험성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며 "이미 수년간 아이들이 납에 노출된 상황에서 철거비용을 받고도 공사를 늦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령고 관계자는 "우레탄 트랙에 대한 철거 비용은 지원받았지만 다목적 구장은 설치업체 측이 하자보수를 거부하는 바람에 추가 예산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설치업체에서 하자보수를 해주기로 한 11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철거예산 지원이 끝난 상황"이라며 "예산을 받은 후 언제까지 준공을 끝내라는 규정은 없지만 올해 안으로 순차적으로 공사를 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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