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어야, 무럭무럭 자라 고향 돌아오렴"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방류 행사

울진·영덕서 120만 마리 방류…첨단기술로 회귀율·기간 조사

7일 오후 2시 울진 근남면 왕피천 하구에서 노음초교 5, 6학년생들이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다. 이날 방류된 어린 연어는 90만 마리에 이른다.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주관으로 마련된 방류행사를 통해 울진 왕피천
7일 오후 2시 울진 근남면 왕피천 하구에서 노음초교 5, 6학년생들이 어린 연어를 방류하고 있다. 이날 방류된 어린 연어는 90만 마리에 이른다.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주관으로 마련된 방류행사를 통해 울진 왕피천'남대천, 영덕 오십천 등에서 어린 연어 120만 마리가 방류될 예정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7일 오후 2시 울진 근남면 왕피천 하구로 인근 노음초등학교 5, 6학년생들이 모여들었다. 추운 날씨에도 제각기 손에 든 통에는 물이 찰랑거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거뭇거뭇한 물체가 꾸물거린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카운트다운에 맞춰 아이들은 저마다 손에 든 물을 힘차게 하구로 흘려보냈다.

고사리 손으로 흘려보낸, 더 고사리 같은 생명은 몇 년 후 어른이 돼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터이다. 생명이 헤엄치는 것을 보며 외치는 아이들의 함성이 힘차다. "연어들아, 무럭무럭 자라서 꼭 돌아와야 해!"

이날 아이들이 흘려보낸 어린 연어는 모두 90만 마리.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주관으로 마련된 이번 어린 연어 방류행사를 통해 울진 왕피천'남대천, 영덕 오십천 등에서 어린 연어 120만 마리가 방류될 예정이다.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울진 왕피천에서 어미 연어 1천77마리를 포획해 난자를 채취하고,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에서 수정란 지원을 받아 치어(몸길이 6~7㎝, 체중 1.5~2.5g)를 생산했다. 부화한 어린 연어는 약 3개월간 실내 사육을 거쳐 울진 왕피천에 90만 마리, 남대천 15만 마리, 영덕 오십천 15만 마리가 각각 방류된다. 방류된 어린 연어는 하천에서 2, 3개월간 적응 기간을 가지고 북태평양을 향해 바다로 나간다.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알래스카만을 거쳐 2~4년간 성장한 후 성체 연어가 돼 고향인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영덕 오십천으로 돌아와 산란하고 생을 마감한다.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는 연어 회유와 이동 경로 등 과학적인 조사를 위해 어린 연어 3만 마리 머리에 첨단 표시장치인 CWT(Coded Wired Tag)를 삽입했다. 지난해에는 CWT가 삽입된 어미 연어 33마리가 울진 왕피천으로 돌아와 포획되기도 했다. 또 수온자극을 통해 이석(귓속의 뼈)에 나이테 모양을 만들어 표시하는 '발안란 이석표지법'을 적용한 표지어 60만 마리도 함께 방류된다. 이렇게 방류된 표지어를 통해 회귀율'회유 경로'회유 기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철호 경북민물고기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연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해의 연어자원을 증가시키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면 지속적인 연어 방류 사업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방류를 통해 연어의 생물학적 생태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얻어 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회원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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