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매섭던 8일 오전 7시쯤 문경시 산양면 추산로 문경축협(조합장 송명선) 경매 우시장 주변에는 한동안 볼 수 없던 송아지를 실은 차량이 줄지어 늘어섰다. 차량 60여 대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차할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차량에서 내려지는 송아지 269마리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녘으로 퍼져 나갔다. 지난달 9일 전국 가축시장이 잠정 폐쇄된 이후 한 달 만에 전국 첫 우시장이 문경에서 문을 열었다.
이날 개장은 지난달 5일과 13일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뒤 현재까지 추가 의심 신고가 발생하지 않자 농림축산식품부가 6일 자로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가축 이동 제한을 일부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문경시는 시장에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해 대대적인 소독을 벌여 다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160~200여 마리보다 훨씬 더 많은 269마리의 소가 시장에 나오면서 축산인들의 표정은 차츰 밝아졌다. 우시장은 송아지 입식 희망 농가, 이를 구매하려는 상인, 특히 구제역과 관련해 올해 한우 시세 동향을 알아보려는 축산인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생후 5~8개월에 이르는 수송아지 165마리, 암송아지 104마리가 모두 전자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아갔다. 새로 송아지를 입식한 농가는 155곳.
한우 농가들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등록우 수송아지 거래 가격. 이날 가격은 평균 337만원 정도로, 예정가보다 47만원 정도 높게 낙찰됐으며 최고가는 428만원이었다. 암송아지는 평균 266만원에 최고가는 311만원이었다. 역시 예정가보다 26만원 정도 높았다. 이는 한 달 전 거래가격보다도 5~8% 이상 오른 것이다. 공백기 때문에 소를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이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축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축시장 폐장 직전인 지난 2월 8일 거래가는 수송아지가 평균 325만원에 최고가 427만원이었고, 암송아지는 평균 246만원에 최고가 301만원이었다.
전국한우협회 배용덕(60) 문경시지부장은 "그동안 사육 농가들은 송아지를 제때 못 사고 못 팔아 불안했었다. 가축 이동 제한 해제로 시장이 열려 값도 제대로 받고 송아지도 제때 입식하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한편 산양면에 있는 문경 유일의 우시장은 매달 8일과 23일 두 차례 열린다. 지난달 8일 열린 후 폐장해 23일 한 차례만 쉰 셈이다. 1천60여 농가에서 2만8천 마리를 사육해 경북 한우 생산 5위 규모인 문경은 그동안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유지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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