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떠한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상황 진전을 위해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우리는 현재 리뷰를 하고 있다"면서 "결정을 내릴 것이고 거기에 맞춰 행동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미북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우리는 먼저 북한이 일종의 긍정적 행동을 하는 것을 봐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난해 핵·미사일 실험, '화학무기'가 사용된 김정남 암살사건, 그리고 올해 재개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한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행동으로 모든 국가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규정했다.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지금 이성적인 사람을 대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분명하게 사고하지 않는 사람'으로 김 위원장을 묘사했다.
중국은 앞서 한국과 미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는 대신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것을 주장했으나, 헤일리 대사는 한미훈련은 방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미훈련은 우리가 지난 40년 동안 매년 해왔고, 북한에도 항상 사전에 통지한다"면서 "(우리는) 매우 투명하고,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배치가 시작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사드배치가 필요해졌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중국 정부에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 벳쇼 고로 일본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한 헤일리 대사는 "국제사회는 믿을 수 없고, 무책임한 북한의 오만함을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동해 상으로 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며 전날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대북 언론성명을 채택한 안보리는 이날 긴급회의 후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안보리 순회의장인 매슈 라이크로프트 영국대사는 "과거 안보리 결정에 따라 북한의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추가적인 중대 조치를 취하자는 데 이사국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조태열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단호하고 신속하게 북한에 대응했던 국제사회가 다시 단합해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고 의미를 두면서 "북한이 (도발을) 거래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틀렸다. 북한의 고립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사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과의 긴밀한 협조와 대북제재의 이행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벳쇼 고로 대사는 "이것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심각한 문제로 일본은 묵과할 수 없다"며 특히 미사일 3발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데 대해서도 "어업인 조업 등이 있어 실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한반도 긴장완화를 강조해 한미일 3국과 온도 차를 보였다.
류 대사는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의 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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