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재판관 전원일치로 결정하면서 90여일을 끌어온 탄핵정국이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제부터다.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된 혼란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상 첫 대통령 탄핵 뉴스를 접한 지역 각계의 반응과 바람을 싣는다.
◆손호만(전교조 대구지부장)
박근혜 정권에 의해 가장 많은 탄압을 받아왔던 전교조 입장에선 기쁘기 그지없다. 혹독한 추위에도 4개월 이상 촛불을 들고 함께 외친 수만 명의 촛불시민께 감사드린다. 나아가 대구시민 모두와 함께 이번의 판결의 진정한 의미를 나누고 싶다. 전교조가 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그토록 반대해 왔는지, 또 세월호 진상 규명에 앞장서 왔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박현동(대구교총 회장)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으로 탄핵을 지지했든 기각을 지지했든 우리 국민 모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바로 된 나라를 세우기 위해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우리 2만5천 대구 교원들은 탄핵 결정으로 인해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가 동요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현장에서 굳건한 교육 열정과 확고한 교육관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구교총에서도 교육현장의 안정화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조준근(대구학원총연합회장)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탄핵 재판으로 파면이 된 것은 역사적 비극이다. 우리 모두 역사적 불행 앞에 자중하고 국론 분열을 잘 통합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기쁨, 승리, 웃음, 복수보다는 인정, 포용, 배려, 차분함을 더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권오영(대구학부모연합회장)
대의민주주의와 헌법정신 훼손으로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되는 역사적 현장이다. 우리 아이들이 '내 나라'에 대한 실망감과 부끄러움으로 흔들릴까 봐 걱정이다. 그래서 희망을 포기하고 자신에 대한 기대마저 저버리고 허무와 냉소를 배워서는 안 된다. 오늘 이 결정이 각자의 상처와 울분을 토로하는 도구로 이용하지 않을 때, 우리 아이들은 화합과 평화라는 가치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살아있는 교과서는 이제 시작됐다.
◆대구참여연대
민주주의 헌법정신과 국민주권에 입각한 판결이 나왔다.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위해 싸운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 이제 민주헌정을 회복하고 적폐를 청산해 국가 대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또 국정 농단'수구보수 세력이 우리 지역에 미친 병폐와 뿌리 깊은 적폐를 청산해 대구'경북의 정치'사회혁신의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길 바란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은 시민혁명의 완성이며 국정을 농단한 사실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다. 검찰은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고 정치권은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불평등'불공정 경제 체제를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는 국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들은 분열과 대결을 중단하고 헌재 결정을 존중해 새 시대를 열어갈 계기로 맞이하길 희망한다.
◆권택흥(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
탄핵이 인용된 핵심 원동력은 전국에서 1천600만 명 정도의 국민들이 광장에서 든 촛불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대구로 한정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은 시민들이 결자해지했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시국대회가 17차에 이르기까지 약 21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고 모금액도 2억1천여만원이나 모였다. 오늘 헌재 판결은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이 자신감을 얻고 대구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진(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대구경북지회장'경북대 사회학과 교수)
탄핵 인용은 이미 예견됐다. 이제는 촛불 민심을 현실화해야 할 때다. 후임자는 청와대가 권위주의 시대에서와 같이 문턱 높은 성역으로 남아 있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정치가 개방과 소통의 공간이 되고, 국민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민중연합당
민중의 위대한 승리다. 새로운 나라를 향한 국가개조의 첫걸음을 떼게 되었다. 갈 길은 멀지만 허탈과 좌절을 이겨낸 대구시민들의 수많은 눈빛과 일렁이던 촛불이 앞날을 밝힐 희망의 원천이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먹이사슬을 형성해 국민을 우롱해 온 세력과의 타협없는 싸움으로, 두 번 다시 퇴행을 용납치 않는 완전 승리를 맞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역사의 봄, 민중승리의 봄을 성큼 앞당기는 일일 것이다.
◆정의당 경북도당
국민의 신임을 철저히 배신했기 때문에 탄핵 인용은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다. 대통령 박근혜 파면은 엄동설한의 살을 에는 추위에도, 거친 눈보라에도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승리이다. 헌법재판관 만장일치의 탄핵 인용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헌법재판소가 화답한 것이다. 헌법정신과 국민의 상식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헌법재판관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정의당 대구시당
최악의 시간이었고, 최고의 시간이었다.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지혜의 시대였다. 불신의 시대였고, 믿음의 시대였다. 어둠의 계절이었고, 빛의 계절이었다. 절망의 겨울이었고, 희망의 봄이었다.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다. 오늘의 시민 승리를 우린 이렇게 기억하려 한다.
◆진영환(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 혼란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는데 힘써 주기 바란다. 우리는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 경제가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 내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발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길 당부드린다.
◆진덕수(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
첫 여성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나는 상황이 무엇보다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그동안 나라가 어수선하다 보니 기업 활동에는 활력이 떨어졌다. 차기 정부는 국민통합에 힘써주고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주기를 바란다.
◆안종희(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
내수 침체와 수출 시장 악화로 지방 산업공단의 기업들은 갈수록 매출이 떨어지고 고용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돼 하루빨리 국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사드 보복, 보호무역주의 같은 대외적 악재에 대응해 국익을 당당하게 주장해 줄 지도자의 역할이 간절히 필요하다.
◆이의열(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회장)
가슴이 답답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나 결과에 승복하고 온 나라가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등 안타까운 사건을 여론몰이에 활용하는 정치인 말고 진정 나라를 위하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지금껏 잠자코 있던 보수층이 뭉쳐 정치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기업인들도 지금의 불경기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대통령에 투자해야 할 때다.
◆백덕현(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
명쾌하게 결론이 났다. 뜻이 다른 진영도 포용할 줄 아는 대통령이 태어나야 한다. 정치권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단합해서 새로이 살길을 찾아야 할 때다. 지역 섬유'패션 업체들은 더 이상 정책적 지원에 의존하지 말고 자력으로 경쟁력을 키우자. 정치권 변화에 무관하게 창조적인 문화를 이끄는 패션 브랜드가 지역에서 속속 나왔으면 한다.
◆문혜강(한국섬유개발연구원 원장)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할 줄은 몰랐는데 충격이었다. 국민들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정권이 다급히 들어서면 국가 체제가 영속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를 확실히 수호하고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왔으면 한다.
◆박성민(대구시의사회장)
탄핵 인용을 예상은 했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탄핵에 반대하는 이들의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헌재에서 결정을 내렸으니 따르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언론도 민심의 동요를 막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의료계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던 원격의료 정책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민경호(대구시치과의사회장)
시민 입장에선 대구시가 추진 중인 국책사업들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된다. 특히 대구가 보수의 중심이라는 시각 때문에 앞으로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정국이 혼란을 겪으면서 치의료계의 숙원 사업인 한국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 설치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만큼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길 기대한다.
◆이한길(대구시약사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하고도 자꾸 번복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 정서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이 현실화되면서 야권이 힘을 받고 있다. 야권은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야한다. 보수 세력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는 게 필요하다.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고 냉철하게 중심을 잡아야한다. 그래야 보수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종우(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
이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질서 있게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탄핵을 반대한 일부 보수세력들이다. 이들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이들은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유화적인 제스추어도 필요하다. 더불어 촛불을 지지한 국민들은 향후 정치적 개혁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평화적인 집회를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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