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탄핵 결정…더는 혼란과 대립 안 된다

죽고 다치는 불상사, 안타까워

결정 승복하고 모두 힘 합쳐야

대한민국 국민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사태를 맞았다. 그 경위가 어찌됐든,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중간에 물러났다는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불행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 여파로 대한민국은 매우 혼란스럽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끝나길 바랐건만, 전혀 그렇지 않은 현실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더욱이 일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죽고 다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1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 나이드신 분들이 사상자에 다수 포함됐다고 하니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아무리 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귀중한 생명이 왜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져야 하는지 대한민국 전체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더는 죽고 다치는 사태가 계속되어선 안 된다. 더 이상의 혼란과 대립은 없어야 한다. 개인의 입장과 생각은 가슴에 묻어두고,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이나 지지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결론이 나온 마당에 대립과 충돌은 무의미하고 허망한 일이다.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존립할 수가 없다.

우리가 탄핵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함께 나락의 길로 굴러 떨어질 것인지,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인지 그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 사회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소위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갈려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빚어왔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행동하고 구호를 외쳤지만, 이제는 모두 끝내야 한다. 후유증이 크면 클수록 우리 사회는 서로를 혐오하는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고, 외부의 적과 맞서 싸우기 어려워진다.

대한민국은 내외부적으로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끼리 갈라져 싸우는 동안에 북한, 일본, 중국, 미국 등 주변 국가들은 우리의 불행을 이용하거나 즐기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제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우리네 살림살이도 어렵다. 우리가 믿고 기댈 것은 오로지 우리들 자신뿐이다. 우리끼리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실컷 싸워봤자, 우리 전체가 공멸할 가능성만 높아진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분들이나 태극기집회에 참가한 분들, 모두가 한 국민이다.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했기에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달리 해석하면 지금까지의 혼란과 대립을 해소하고 대한민국의 하나 됨을 바라는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제 갈등과 대립은 사라져야 한다. 죽고 다치는 희생자가 있어서도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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