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9년째를 맞는 대구 북구의 공립고인 칠성고등학교(교장 오영복)는 한 학년에 150명 남짓한 작은 규모지만 201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 2명을 비롯해 수도권의 명문대에 다수 합격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학교 측은 이러한 배경에 교내 자율동아리 '스텔라'(Stellar)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융합 인재를 지향하는 '스텔라'는 문'이과 학생을 구분하지 않는다. 이공 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도 '인문학 특강'을 통해 합리적인 가치 판단, 의사 결정 등을 배우게 된다. 지난해 김석수 교수(경북대 철학과)의 '알파고, 인공지능(AI) 그리고 인간의 미래' 등 6개의 다양한 주제 강의를 듣고 학생들은 팀별로 심도 있게 토론하고 감상문을 쓰는 등 사유를 확장시켰다. 올해도 동아리 부원 모두가 '인문학 교실-동'서양 고전특강'을 신청했고, 이영경 교수(경북대 윤리교육과)의 성리학 강의(율곡 이이의 사상)를 시작으로 커리큘럼이 마련돼 있다.
또 '스텔라'는 본인의 진로에 맞는 '전공 적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과제심화연구(R&E)를 한다. 구체적으로 '교수님과의 인터뷰'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전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기회를 갖는다. 인문'사회'사범'상경'기계'전자'자연계열별로 지역 대학의 교수들을 초빙해 학생들이 장차 배워야 할 학문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후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한 심화 내용을 주제로 과제 연구에 들어간다. 스텔라 동아리 부원들은 과제 연구를 하기 위한 팀을 이룬다. 마치 자율동아리 안에 또 다른 자율동아리가 확산되는 것이다.
지난해는 '여러 국가에서 제조된 동전의 물리적 특성과 조성에 대한 비교연구' '전복 껍질과 바지락 껍질의 구조 및 성분 비교' 등의 소논문이 나왔다. 국어교사가 꿈이라는 김석경 학생(3학년)은 '청소년 은어 사용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으로, 기계 공학도를 꿈꾸는 박동섭 학생(3학년)은 '아치 모양의 다리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교내 주제탐구대회에서 수상했다. 올해도 스텔라 동아리 부원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간단한 앱 개발 ▷통계 프로그램 패덤(FATHOM) 활용 등의 과제 연구를 신청했다.
'스텔라'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선배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졸업한 동문 선배와의 멘토-멘티는 남학생 특유의 끈끈한 정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문강석 군이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의 힘이 되어 주었고, 올해도 김상민(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관호(서울대 의류학과), 정은수(고려대 경영학과), 이재현(인하대 기계공학과) 학생 등을 주축으로 멘토-멘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영복 칠성고 교장은 "스텔라는 대입 수시전형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성공적인 입시 결과를 이끌어 냈다"면서 "학업 역량이 충분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주제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