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철벽 불펜 재건, 젊은 피 '투 승현' 던진다

김승현 신인 2차 1R 지명자 '대학의 오승환'으로 불려…이승현은 LG서 트레이드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승현(왼쪽)과 김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승현(왼쪽)과 김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는 2016시즌 9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속적으로 핵심 전력이 빠져나간 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집단 부진까지 더해져 고전했다. 심기일전한 삼성은 겨우내 경쟁과 육성을 화두로 삼아 전력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렸다. '젊은 피'를 수혈, 트레이드마크였던 '철벽 불펜'을 재건하는 작업도 그 중 하나다.

◆삼성 왕조의 상징이었던 최강 불펜

삼성은 전통적으로 강한 화력을 내세운 팀이었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들도 여럿 배출했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야구 명가'로 불렸지만 우승 갈증을 완전히 해소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2000년대 삼성 야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철벽 불펜'. 막강한 불펜을 앞세운 삼성은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삼성이 구축한 불펜은 리그 역대 최강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특히 2011년 삼성의 불펜은 상대 타선이 넘어서기엔 너무 높은 벽이었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필두로 정현욱(4승 3패 24홀드 1세이브, 2.36), 권오준(1승 1패 11홀드, 2.79), 권혁(1승 3패 19홀드, 2.79), 안지만(11승 5패 17홀드, 2.83)은 삼성의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이들 다섯 명이 기록한 성적은 무려 18승 71홀드 48세이브에 달했다.

경기 후반 반격을 준비하던 상대팀은 이들의 위력 앞에 한숨만 내쉬어야 했다. 지난 시즌 후 은퇴, 삼성의 불펜코치를 맡은 정현욱은 "역대 최강의 불펜 필승조였다고 생각한다. 이들과 함께했다는 건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서로에 대한 믿음, 배려가 있었기에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했다고 본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현재 삼성 마운드에 남아 있는 선수는 권오준뿐이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권혁은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겼다. 정현욱은 선수생활을 마감했고 안지만은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 파문에 휘말리며 지난 시즌 중 옷을 벗어야 했다.

지난 시즌 도중 심창민이 마무리 투수 역할을 떠맡았다. 심창민이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그를 뒷받침할 불펜은 아직 탄탄하다고 말하기 이르다. 다행히 크게 성장할 잠재력을 갖춘 투수가 여러 명 있다. 당장 2011년 때와 같은 위력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미래는 어둡지 않다.

◆삼성 불펜의 새로운 힘, 승현과 승현

삼성의 젊은 투수들은 '철벽 불펜'의 전통을 잇기 위해 겨우내 비지땀을 쏟았다. 그중에서도 김승현(25)과 이승현(26)은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비슷한 이름과 체격 탓에 팬들은 이들을 한데 묶어 '투(Two) 승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빠른 공을 주무기로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승현은 삼성의 2016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자. 건국대 재학 시절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대학 무대의 오승환'으로 불렸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음에도 삼성이 그를 선택한 것은 그 같은 잠재력에 주목했기 때문. 재활 후 지난 시즌 막판 복귀, 2경기에 나서 시속 150㎞를 넘나드는 공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김승현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더 커졌다.

김승현에겐 1살 위인 이승현이 남 같지 않다. 이름이 같은 데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체중 감량이라는 과제도 함께 받는 등 공통점이 적지 않다. 김승현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자신 있게 승부하고 빠른 공에도 강점이 있지만 (이)승현이 형과 달리 구종이 단조롭다"며 "오승환 선배처럼 강한 공을 던지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LG 트윈스가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 뛰어들어 삼성 출신인 차우찬을 데려가자 삼성이 보상 선수로 이승현을 지명했다. 이승현은 "어릴 때부터 삼성 팬이었다. 삼성에서 뛰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LG 시절과 달리 잘할 것이라는 기대와 관심을 많이 받으니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이승현은 배짱이 두둑하다. 불펜 투수로선 큰 장점이다. 코칭스태프가 강조하는 것처럼 팔 스윙을 더 간결하게 가져간다면 올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현의 올 시즌 목표는 50경기 60이닝 이상 소화하는 것과 스피드건에 시속 151㎞의 구속을 찍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38경기에서 41이닝을 던졌으니 올해는 좀 더 뛰고 싶다"며 '내 최고 구속이 시속 150㎞여서 1㎞라도 더 늘려보자는 생각이다. 결국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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