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 CEO 릴레이 인터뷰] ④김길생 동화주택 대표

"수성 알파시티는 명품 도약 첫걸음"…외환위기 겪으며 입지 구축, 조직력=경쟁력, 기회 포착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어려울 때가 꼭 옵니다. 중요한 건 제아무리 어려운 불경기라 하더라도 시장은 항상 살아 있다는 거예요. 장사는 어려울 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김길생(사진) 동화주택 대표는 "불경기라고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위기는 기회를 노리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0여 년간 건설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 대표는 대구 1세대 건설 CEO다. 1988년 3월 12일 창립 이후 29년째 동화주택을 이끌어오고 있다. 그동안 숱한 고비를 슬기롭게 이겨내며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을 몸소 실천했다. 우방, 청구, 보성 등 1980, 90년대 대형 건설사들이 IMF 외환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거나 법정관리 위기에 내몰린 와중에도 대구 토종 건설사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것이다.

동화주택의 경쟁력은 뭐니 뭐니 해도 조직력이다. 김 대표 등 창립을 주도한 7명의 주주들은 회사의 주춧돌로서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젠 7명의 2세들까지 임직원으로 모두 가세해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김 대표는 CEO로서 중요한 순간마다 기업의 방향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IMF 당시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이 수익성에 매달려 대형 아파트를 고집할 때 임대아파트로 눈을 돌렸죠." 당시 김 대표는 구미 옥계에 600여 가구의 임대아파트를 준공해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창출했다.

CEO라면 때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김 대표에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즈음이 그런 시기였다. "당시 대구 서재 13만8천800㎡(4만2천 평)에 아파트를 짓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섰고, 고민 끝에 올스톱을 결정했습니다. 아파트 공사를 강행했다면 회사문을 닫아야 했을 거예요." 김 대표는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때그때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잘 타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동화주택은 2012년 이후 서재 사업을 재개하면서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 동화아이위시 1'2'3차 단지 3천350여 가구를 차례로 분양해 지역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의 메가타운 단지를 조성한 것이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 2014년 수성의료지구 민영주택 부지를 낙찰받아 동화주택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공개입찰을 통해 1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동화주택은 지난해 이곳 아파트(수성 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35.66대 1을 기록해 화제를 낳았다.

김 대표는 "수성 알파시티엔 이윤에 집착하지 않고 최고의 명문 아파트를 짓겠다. 수성구에서는 더 이상 불가능한 파이브베이 구조에 아파트 동 간 거리 80m를 확보했다"며 "수성 알파시티는 동화라는 브랜드가 고급, 명품화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건설업계의 큰 어른으로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어려운 때일수록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호반건설 등 호남 텃밭의 지방 건설사가 전국구로 급성장한 비결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역 건설사 역시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서로 도와야 한다. 후배 건설인들도 힘을 모아야 제대로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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