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례 개정한다더니'김천시의회, 해외여행비 슬쩍 올려

물가 따라 구분 4등급 없애고 하루 최저 10만→일괄 28만원

김천시의회가 조례를 개정하며 시의원 해외여행 경비를 사실상 인상하는 조항을 넣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김천시의회가 발의한 '김천시의회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국외 여비 지급 기준 중 숙박비'식비를 여행지와 관계없이 가장 높은 등급에 맞춰 개정하겠다고 공고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의회는 공무원 여비 규정을 준용해 여행 경비를 지급해 왔다. 공무원 여비 규정의 경우, 직급에 따라 지역별로 '가~라' 등급 4단계로 나눠 숙박비와 식비를 지급한다. 지역에 따라 여비는 크게 차이가 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물가가 높은 '가' 등급 지역을 여행할 경우 1일 숙박비 146달러(미화), 식비 81달러를 합해 247달러(약 28만5천원)를 지급하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은 '라' 등급 지역을 여행하면 1일 숙박비 62달러와 식비 31달러를 포함해 93달러(약 10만7천원)를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동안 김천시의원들도 해외여행 시 이런 규정을 비슷하게 적용해 왔다. 의장'부의장과 의원으로 구분한 뒤 여행지에 따라 4개 등급으로 구분해 숙박비 및 식비를 지급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발의한 조례안에 따르면, 앞으로 김천시의원들은 아무리 물가가 낮은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최고 물가 여행지에 해당하는 경비를 지급받게 된다. 즉 새 여비 규정이 적용될 경우, 여행지에 관계없이 무조건 1일 247달러를 숙박비'식비 명목으로 받게 된다. 김천시의회가 해외여행 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만 골라서 방문하는 게 아닌 이상 사실상 시의원 여비 인상 조례안이 되는 셈이다.

사드 배치 임박, 탄핵으로 인한 정국 혼란 등 어수선한 가운데 김천시의회가 조례안 개정을 하며 슬며시 여비를 인상하는 조항을 끼워 넣자 지역에선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조례안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근혜 김천시의원은 개정 취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시의원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는 여비에 맞춰 계획을 짜기 때문에…. 다시 연락하겠다"고 답한 후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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