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길과 마주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늘 자동차가 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2천만 대를 돌파했다. 세계에서 15번째로 자동차가 많은 나라다.
스웨덴에서 온 티니카는 '빵빵' 하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처음엔 큰 사고가 난 줄 알았단다. 알고 보니 자신에게 비키라는 소리였다. 미국에서 온 크리스는 횡단보도를 밀고 들어오는 차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들에겐 생소한 풍경이지만 우리에겐 어느새 익숙한 모습이다.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와도 좌우를 살펴야 한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도 종종걸음으로 횡단보도를 차에 양보해야 한다. 이 '익숙해짐'은 정당한 것일까?
OECD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4.1명으로 OECD 평균(1.4명)보다 높다.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스쿨존 속도 제한 등 법규가 있음에도 말이다.
그룹 비틀즈의 명반이 탄생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해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2차로 도로를 가로막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허다하지만, 어떤 차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이들을 기다려 준다.
보행자를 우선하는 영국의 교통정책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모색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길 위의 약속' 편이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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