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동네 복지관] 대구 강북노인종합복지관

3월 개강 '할아버지 학교'…"연말에 가족 발표회 엽니다"

강북노인복지관 장구동아리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취미활동 모임이다. 강북노인복지관 제공
강북노인복지관 장구동아리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취미활동 모임이다. 강북노인복지관 제공
강북노인복지관은 홀몸 어르신들을 모시고 영화관람 문화행사를 가졌다.
강북노인복지관은 홀몸 어르신들을 모시고 영화관람 문화행사를 가졌다.

강북노인종합복지관(관장 조재경)은 사회복지법인 상록수재단이 2015년 대구시 북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 북구 관음동 칠곡중앙대로 91길 21에 위치한 강북노인복지관은 '내 가족처럼, 내 부모처럼'이라는 슬로건으로 어르신들과 지역사회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다채로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17년 2월 현재 2천226명의 어르신 회원들이 복지관에서 다양한 취미 여가활동과 사회 참여활동에 나서고 있다.

◆나눔이 있는 행복공동체

강북노인복지관은 지역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거나 교류할 수 있도록 '나눔이 있는 행복공동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이 홀몸노인을 모시고 영화를 관람하는 '둘이 하나 영화 데이', 강북노인복지관 동아리가 점심 봉사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은 돌보는 '경로식당 며느리 봉사' 등이 있다.

강북노인복지관은 지역 홀몸노인을 직접 찾아내 복지관 직원이나 봉사자들을 통해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홀몸노인 자택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말동무가 돼 드린다. 또한 도시락을 배달해 함께 나눠 먹는 등 홀몸노인들이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시간을 함께한다. 복지관 관계자는 "홀몸노인 돌봄사업이 기초수급자나 장애를 가지신 분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그들과 차상위 계층 사이에 공백이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계신다면 더 많은 분까지 챙겨야겠다는 취지로 홀몸노인 방문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배정숙(66) 씨가 3년 전 처음으로 강북노인복지관을 찾았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모니카를 배우려 노인복지관을 찾았지만 60대 초반인 자신이 '노인'이라 불리는 것이 싫었다. 수업만 끝나면 후다닥 집으로 돌아가기 바빴다. 하지만 그녀는 강북노인복지관에서 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회원 중 한 사람이 됐다. 복지관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가 어르신을 돌보는 일을 한다는 얘길 듣고 봉사를 시작했다. 여러 활동에 참가하면서 복지관과 더 친해지게 됐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문화기획자 수업에 참가해 전국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배 씨는 "복지관에서 수업을 듣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도 모르는 자아를 발견하게 됐다. 복지관은 빈손으로 와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준비된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매일 집으로 돌아갈 때는 부자가 된 기분이다"라고 했다. 그녀는 홀몸노인 돌보미, 교통안전 지도사를 거쳐 현재 어르신 문화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어르신들이 기획하는 복지관

강북노인복지관은 2015년 대구시 북구청의 위탁을 받아 '문화기획자 양성사업'을 시작했다. 문화기획자 양성사업은 어르신들이 복지관 문화복지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준비한 교육과정이다. 사업에 참가한 20명의 어르신들은 공연상품 기획부터 기획서 작성 방법 등을 배웠다. 강북노인복지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문화공연을 직접 기획하며 참여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복지관 행사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이벤트를 만들어가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강북노인복지관의 문화기획자 양성사업은 지난해 전국 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수 자원봉사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북노인복지관은 어르신들의 동아리활동도 독려하고 있다. '소학'부터 '라인댄스' '장구' 등 동아리 활동은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를 정하고 수업 내용을 구성해 운영된다. 복지관은 장소와 활동비를 지급한다.

◆어르신이 곧 나의 미래

강북노인복지관은 올해 '할아버지 학교'를 새롭게 선보인다. 현재 70대 이상 남성 노인의 자살률이 여성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 사회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3월 초 개강하는 '할아버지 학교'에서는 할아버지 20명이 참가해 이미지 메이킹, 음악으로 자아 찾기, 미술 심리 치료 등의 수업을 듣게 된다.

남성 노인의 역할 상실에 따른 소외감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동년배 친구들에게 전하는 건강한 할아버지 전도사로 나서게 된다. 할아버지 학교 어르신들은 수업과 봉사도 병행한다. 올해 중순에는 벽화 그리기 봉사와 연말에는 가족발표회도 계획돼 있다.

강북노인복지관은 행복하게 배우고 공동체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직접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조재경 강북노인복지관장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존경받는 어르신 상이 정립되어야 한다"며 "지역사회도 '어르신이 곧 나의 미래'라는 인식을 가지고 노인들의 행복증진이 곧 나의 행복한 미래라는 생각으로 봉사와 후원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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