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 토한다'는 의미의 약자로 통용되는 대학 신입생 MT(Membership Training). 이런 흥청망청 분위기에 최근 꼬리표처럼 성폭행 등 각종 추문이 따라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MT를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 떠나는 기회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그중 하나가 포항 선린대 제철산업계열 학생들이다.
제철산업계열 학생들이 자원봉사 MT를 시작한 지는 벌써 7년이나 됐다. 2011년부터 학과장을 중심으로 기존 대학 MT와는 차별화된 전혀 다른 MT를 계획했고,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 나섰다. 올 MT 기간인 지난 10일부터 1박 2일 동안에는 포항 북구 신광면 노인전문요양원 실버힐 하우스에서 학생 100여 명이 어르신들의 벗이 되는 MT를 보냈다. 복지시설과 어르신들의 숙소를 청소하며 묵은 때를 벗겨 내는 데도 힘을 쏟았다. 또 장애를 가진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기도 했다. 점심'저녁시간 "할머니, 아~ 하세요" 하며, 학생들이 수발드는 밥을 먹는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특히 손자 같은 학생들의 재롱과 돌봄에 어르신들은 "이렇게 젊은 청년들이 좋은 곳으로 여행도 가지 않고, 요양원에 와서 우리와 시간을 보내줘 너무 감사하다"며 행복해했다.
어르신들이 잠든 밤, 학생들은 시각'지체'언어'청각장애 등의 장애체험을 하며 장애인들의 불편을 몸소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다 임상체험을 통해 미리 죽음을 가정, 유서를 써보면서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보통의 대학 MT 저녁이 술과 노래로 채워지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창 젊음을 즐길 시기에 이런 봉사활동이 싫을 법도 하겠지만, 학생들은 '먹고 마시는 쾌락'보다 '봉사하며 얻는 행복'이 더욱 값지다고 했다. 신입생 윤주영 학생은 "음주문화 위주의 대학 MT에서 벗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더욱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며 "유서를 써보는 시간에는 정말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MT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성호 전임교수는 "전문일꾼을 양성하는 교육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매년 봉사 MT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MT를 다녀온 학생들은 표정부터 다르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인성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제철산업계열은 철강산업에 필요한 실무형 제철 엔지니어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을 8명의 전문 교수들이 실무형 교육을 중심으로 밀착교육하고 있으며, 포스코 '현대제철'삼성'LG 등 대기업에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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