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회의원(바른정당)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국민의당)가 14일 단독 회동하면서 제3지대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의원 배지까지 내려놓으며 제3지대 빅텐트를 구상하고 있는 가운데 범보수 단일화를 주장하는 유 의원과 국민의당 대권 주자인 손 전 대표가 만나면서 '친박(박근혜)' '친문(문재인)' 세력을 배제하고 후보 간 합종연횡하며 연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정치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의 모처에서 만났다. 유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전날인 지난 9일 김종인 전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고, "경제나 안보 정책에 대해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유 의원과 손 전 대표의 만남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후보 연합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대선 일정이 앞당겨진 상황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여론조사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반문 연대를 형성해 단일 후보를 내지 않으면 승산이 낮기 때문이다.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유 의원은 범보수 단일화를 이야기하고, 바른정당 방침도 친박과 친문, 좌우 극단을 빼고는 연합이 가능하다는 분위기"라면서 "김종인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수진영의 이념과 가치 공감대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후보끼리 정치 이념과 가치 등으로 접점을 찾는 방식으로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 의원의 만남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두 사람은 대선 공약으로 청년 창업을 골자로 하는 '혁신성장'(유승민)과 '창업국가론'(안철수)을 내세워 경제정책 방향이 비슷하고,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도 동의하는 등 경제와 안보에서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김종인 전 대표는 16일 '비문 주자'들의 모임을 추진 중이어서 참석 규모와 논의 내용이 주목된다. 김 전 대표가 추진하는 조찬 모임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초청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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