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후폭풍, 한국관 전체 썰렁"…수출 전선 한파

中 광저우 '국제미용 전시회' 한 해 만에 상담 670여만달러↓

지난 9~11일 중국 현지에서 열린
지난 9~11일 중국 현지에서 열린 '2017년 제46회 중국 광저우 국제미용 전시회'에 참여한 지역 기업 부스에서 업체 관계자와 현지 바이어가 상담을 나누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제공

"말로만 듣던 사드 여파를 실감했어요. 이래서는 중국 전시회에는 당분간 가기 어렵겠다고 다들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대구의 의료기기'화장품 업체인 A사는 지난 9~11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국제미용 전시회'에 참가했지만, 사드 여파로 싸늘해진 현지 반응만 확인할 수 있었다. A사 측은 매년 이 전시회에 참가하는데, 작년과 달라도 너무 다른 풍경에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현지 바이어와 직접 상담한 이 업체 직원은 "작년에는 전시회 3일간 50개 넘는 바이어팀이 다녀갔다.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현장에서 계약도 바로 체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3일간 10개 팀이 부스를 방문한 게 고작이었다. 한국관 전체가 썰렁한 분위기여서 관람객이 북적대는 중국관과는 대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은 사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제품이어서 구매가 곤란하다'는 식이었다. 특히 '중국에 법인이 있느냐' '중국에 생산시설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것도 여느 해와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중국발(發) '사드 한파'에 지역 화장품'뷰티 업체들의 대중(對中) 수출 전선이 얼어붙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개척의 장인 현지 박람회에서 우려했던 사드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어 향후 대중국 리스크 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 한방산업지원센터 국제미용 전시회'에 지역기업의 참가를 지원했지만 예년보다 저조한 수출 상담 실적을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대구시의 후원으로 아발리코코리아, ㈜팜바이오스, ㈜유바이오메드, ㈜라라리즈, ㈜루비크라운, 한방미인화장품(HBMIC) 등 대구의 6개 뷰티 업체가 참가했다.

대구TP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 대구 업체들은 총 70건의 상담을 통해 200만여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수출 상담 실적인 870여만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중국 광저우 국제미용 전시회는 봄, 가을에 걸쳐 매년 2회 열린다. 홍콩의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상하이의 '중국 상하이 뷰티 박람회'와 함께 중국 미용 시장을 이끄는 대표 전시회로 손꼽힌다.

올해도 참관객만 45만여 명을 넘었고 총 88개국에서 3천60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지만 한국관을 찾는 참관객과 바이어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고 참가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독일 젤 네일(인조 네일) 시스템 및 핸드스파 용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아발리코코리아는 북경진선미과기유한공사와 15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대구TP 한방산업지원센터도 사드 악재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K-뷰티 산업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무역사절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지역 화장품'뷰티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가칭)K-뷰티 수출 비즈니스 활성화 협의회'도 발족한다. 또 중국 위생허가 인증지원 기업 확대 및 현지 기업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대구TP 김미려 한방산업지원센터장은 "중국시장의 안정적인 진출을 위해 대구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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