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동항 관공선 선석 가로채려는 울릉군의원

郡에 독도관리선 자리 요구…운임 보조금 선지급 압력도

울릉군의원들의 여객선사 본부장 겸직 논란(본지 2월 9일 자 1면 보도)과 관련, 일부 군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특정 선사에 특혜를 주도록 울릉군에 압력을 넣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인식 군의원은 지난 1월 말 포항~울릉 항로에 여객선 우리누리1호를 운항하는 태성해운 본부장을 맡았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정 군의원은 최근 울릉군 해양수산과를 찾아가 우리누리1호의 접안을 위해 사동항 내 독도평화호(독도관리선) 자리를 내어줄 것을 요구했다. 우리누리1호는 비수기인 11월 11일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저동항에, 4월부터 11월 9일까지는 사동항에 접안해야 한다.

울릉도 내 여객선석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동항 여객선석은 포화 상태. 태성해운은 이 노선 사업자 공모 당시 사동항 내 계열사 여객선인 돌핀호 접안장을 번갈아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지난 1월 해당 노선 면허를 발급받았다. 접안장을 번갈아 사용하면 정박 등에 상당한 불편이 따른다. 이 때문에 군의원 본부장을 앞세워 관공선 선석을 가로채려 했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정 군의원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초엔 도서민 여객선 운임 지원을 위해 매월 선사에 지급하는 보조금 수개월치를 태성해운에 미리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군의원은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회사 측 요구로 군에 얘기한 건 맞지만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니다. 독도평화호 선석을 요구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정성환 군의장도 태성해운을 위해 비슷한 시기에 울릉군 보조금 선지급을 요청했다. 특히 정 의장은 "선지급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군청 직원에게 "어떻게 법대로만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지난해 초에도 해당 보조금 1년치를 태성해운에 일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이제 막 선사 본부장을 맡은 동료 군의원의 도움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담당자에게 한 말은 좀 더 융통성 있게 검토해달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상황은 울릉군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군의원을 향한 주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주민 A씨는 "울릉도에 취항한 3개 선사의 현지 본부장을 모두 전'현직 군의원이 꿰차고 있다. 군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