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작 시기 논란 읍내동 마애불상군, 대구시 "이달 안에 결론 짓겠다"

1980년대 말 처음 알려져, 삼국시대 두고 학계서 논란

제작 시기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 북구 읍내동 마애불상군.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제작 시기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 북구 읍내동 마애불상군.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제작 시기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대구 북구 읍내동 마애불상군(群)의 비밀이 조만간 밝혀질지 주목된다.

대구시는 15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불교 미술'조각 전문가 등에게 마애불상군 조사를 의뢰했으며 이달 내로 의견서를 받아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논란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현지 조사를 차일피일 미룰 수 없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제작 시기나 가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 상태여서 '의견 일치'가 중요한 문화재 지정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국보급 문화재라고도 평가하는 읍내동 마애불상군은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에 불상과 불교조각 여러 개가 조성된 곳으로, 1980년대 말 존재가 알려졌다. 대구시는 1990년대에 현장 조사를 실시했으나 근대에 삼국시대 조각 방식으로 새겨진 것으로 추정돼 문화재 지정을 보류했다.

논란은 2011년 불거졌다. 위덕대 박물관이 불상과 보살상, 승려상 등 모두 32구의 불상과 1기의 선각 9층탑 등 총 33개의 상이 새겨진 삼국시대 불상군으로 추정하면서다. 이는 경주 남산 탑곡 마애조상군(보물 제201호)에 새겨진 도상(圖像) 29개를 넘어서는 숫자다. 당시 위덕대 측은 삼국시대 불교조각 해석과 복식 연구자료이자 마애불 전파 경로'석굴사원 형성 과정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그해 말 대구시가 전문가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 결과는 달랐다. 현장을 찾은 전문가 3명은 제작 시기를 삼국시대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삼국시대 특징을 가진 불상들로 구성돼 있지만 형태와 크기, 위치 등이 삼국시대의 것과 다르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수그러드는 듯했던 논란은 지난해 6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사를 진행한 문화재 전문위원이 의견서를 통해 "삼국시대 말 혹은 통일신라 초기인 7세기 후반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학계 한 전문가는 "제작 시기가 삼국시대인지가 논란의 핵심인데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도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순 현지 조사로는 부족하고 불상 실측'3D 촬영 등 정밀 조사를 통해 제작 시기와 가치를 상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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