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프로야구의 또 다른 재미다. 이들의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팀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꾼다. 삼성 라이온즈가 새내기 투수 최지광과 장지훈에게 기대하는 것도 그 같은 부분이다. 둘 다 훈련과 실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여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애초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때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 그는 구위보다는 제구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는 유형이다. 하지만 이날 선발 등판한 페트릭(4이닝 6피안타 3실점)은 영점이 흔들렸다. 빠른 공은 시속 145㎞까지 찍은 반면 공이 다소 높아 LG 타선을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구가 조금씩 안정을 찾은 점은 희망적이다.
정작 이날 페트릭보다 더 눈길을 끈 선수들은 장지훈과 최지광. 경주고 출신 장지훈은 연고 1차 지명, 부산고를 졸업한 최지광은 2차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들이다. 장지훈은 좋은 체격 조건(키 190㎝)에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 최지광은 다소 작은 체구지만 시속 140㎞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고 제구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지광은 페트릭의 뒤를 이어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막 고교를 졸업한 선수인데도 주눅이 들지 않고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형종을 삼진으로 처리할 때 관중석에서 탄성이 일더니 최재원, 조윤준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하자 삼성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인상적인 프로 무대 데뷔전이었다.
1이닝만 소화한 최지광이 던진 공은 16개.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각각 8개씩 던졌다. 빠른 공 구속은 시속 141~145㎞까지 나왔고 슬라이더는 129~133㎞를 기록했다. 제구도 괜찮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피하지 않고 타자와 정면 승부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지훈은 6회초 최지광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장지훈에게도 이날이 프로 무대 데뷔전. 그 역시 최지광처럼 씩씩한 투구로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장지훈은 2이닝 동안 20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를 내주지 않고 삼진 3개, 무실점을 기록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46㎞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경기 후 최지광은 "던지고 싶었던 '라팍'에서 등판해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오늘 잘 막은 것 같아 다행이다"고 했다. 장지훈은 "지광이가 앞에서 잘 던져 더 긴장이 되고 신경이 쓰였다"며 "씩씩하게 포수 리드만 보고 던지려고 했다. 빠른 공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변화구는 많이 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삼성이 LG와 3대3으로 비겼다. 시범경기에선 동점 상황이라도 연장전을 치르지 않는다. 0대3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6회말 1점을 만회한 뒤 7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8, 9회말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역전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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