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줄어도…' 작년 해외유학·연수비 4조원 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유학 및 해외연수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인 유학생(어학연수·교환학생 포함)이 학비, 체류비 등으로 해외에 지급한 금액은 모두 35억1천850만 달러다.

이는 달러화 기준으로 2015년(37억4천190만 달러)보다 6.0%(2억2천340만 달러) 줄어든 규모다.

또 2005년(33억8천90만 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연간 해외유학·연수 지급액은 2000년대 들어 급증하면서 2007년 50억2천53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부터 감소세로 바뀌었고 2013년 43억690만 달러에서 2014년 37억2천210만 달러로 줄어든 이후 3년째 30억 달러대로 집계됐다.

해외유학·연수비가 줄어든 것은 달러화 강세와 경기 부진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은 1,160.4원으로 2015년보다 28.9원 올랐다.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유학비를 보내려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일정 부분 해외유학·연수비 감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소득이 정체된 가계가 교육비를 아끼려는 분위기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28만2천원으로 전년 대비 0.4% 줄었다.

정규교육 지출은 1.3% 늘었고 학원 및 보습교육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국외연수 등 '기타교육' 지출이 16.4% 급감했다.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려는 경향은 유학 국가 변화를 통해서도 엿볼수 있다.

교육부가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외 한국인 유학생(대학 이상·어학연수 포함)은 22만3천908명으로 2015년보다 4.3%(9천212명) 늘었다.

유학 국가별로는 미국이 2015년 6만8천105명에서 지난해 6만3천710명으로 6.5%나 줄었다.

영국(1만3천2명→1만1천885명), 일본(1만6천374명→1만5천279명), 캐나다(1만964명→1만889명)도 감소했다.

2016년 10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해외유학 어학연수 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같은 기간 6만2천923명에서 6만6천672명으로 6.0% 늘었고 뉴질랜드(3천97명→4천51명), 필리핀(1천4명→3천772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선진국보다 유학비가 적게 드는 곳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유학·연수비가 지난해 줄었음에도 우리나라 국민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해 지급한 35억1천850만 달러를 연평균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4조828억원이다.

2015년(약 4조2천33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4조원을 넘었다.

우리나라는 해외유학·연수와 관련해 만성적인 적자국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들로부터 받은 유학·연수비는 1억2천270만 달러로 우리 국민이 지급한 금액과 비교하면 29분의 1에 불과하다.

작년 적자액은 33억9천580만 달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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