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버려진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가 주민이 준 선물이 아닌 '기획된 선물'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작명은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 씨가 했다는 문건도 발견됐다.
동아일보는 16일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관계자가 한 주민에게 진돗개 선물을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 내부에서 호남 출신 주민이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진돗개를 영남 출신 대통령에게 선물 하면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호남 출신 주민 A씨에게 이런 뜻을 알리고 진돗개 선물을 부탁했고,A씨도 나도 국민 통합을 바란다며 동참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진돗개 구입부터 비용지불까지 책임졌다. 위원회가 진돗개까지 구입해서 주면 나중에 말이 나올까 봐 염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취임식날 오전 진돗개를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가져가는 것은 강남구 간부가 도왔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주민들께서 선물로 주셨다'고 말했지만 정확히 하면 '위원회의 부탁을 받아 주민들께서 전물로 주셨다'라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013년 3월 '새로운 희망'이라는 뜻을 담아 진돗개 암컷에게는 '새롬이', 수컷에게는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그해 4월에는 동물등록제에 따라 정식으로 등록했다. 동물등록증에는 소유자 '박근혜', 주소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1'로 기재됐다. 그런데 새롬이와 희망이의 작명은 최순실이 주도했다는 사실이 특검 수사에 의해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작성한 '진돗개.hwp'라는 문서파일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름을 지으려 최씨에게 의견을 구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진돗개를 청와대에 남기고 갔다. 새롬이와 희망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도 함께 남겨져 동물단체들로부터의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새롬이, 희망이와 새끼 2마리는 '한국진도개혈통보존협회' 등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5마리는 분양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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